LG화학이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 대금 중 일부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영업활동을 통한 경상이익만 배당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원칙을 깨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이 LG화학을 향해 주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라는 요구를 쏟아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행동주의 펀드 압박에 LG화학, 배당 재원 다각화
31일 LG화학 컨퍼런스콜에서 차동석 사장(CFO)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 대금 2조원은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고 미래 성장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 말하면서 일부 매각대금을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차 사장은 "회사 배당 정책상 비경상적 이익은 (배당재원으로) 제어되는게 원칙이긴 하나, 이번엔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원 일부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LG화학은 현재 보유중인 LG에너지솔루션 1억8574만9175주(79.38%) 중 575만주를 주가수익스왑(PRS) 방식으로 2조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회사 측은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가치 제고에 사용할 것"이라고 공시했는데,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배당밑천으로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을 공개한 것이다.
LG화학이 원칙을 깨고 비경상 이익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최근 주주환원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국내외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화학 지분 8.31%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최근 LG화학을 '비공개 중점관리기업'에 지정했고,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털은 LG화학에 "LG에너지솔루 지분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다"며 주주서한을 보냈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LG에너지솔루션을 2022년 상장시켰고, 현재 8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가총액 110조원이 넘는 LG에너지솔루션 주식 자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현재 LG화학의 시가총액은 28조원 수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가치가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차 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 추가 지분 활용 계획에 대해 "원칙적으로 미래 경쟁력 확대와 주주가치를 위해 언제든 활용 가능한 자산"이라며 "다양한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추가적인 결정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석유화학, 부정적 시황 이어질 것"
이날 발표된 지난 3분기 LG화학 실적을 보면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679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8.9% 늘었다. 이 기간 매출은 11조196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3%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6%를 넘겼다.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은 44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5.8%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핵심 사업부인 석유화학과 첨단소재 부문은 간신히 흑자를 유지했다. 매출 4조461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률은 0.7%에 그쳤고, 매출 8380억원 규모 첨단소재 부문 영업이익률은 0.9%에 머물렀다.
앞으로 전망도 어둡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LG화학 관계자는 "3분기 석유화학 부문은 원료가격 하락과 비용절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올 4분기는 수요 부진과 부정적 시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2026년에도 동북아 신증설로 큰 폭의 시황 개선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첨단소재 부문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연내 업황 개선은 어렵다"면서도 "2026년 미국 전기차 보조금 상실 등으로 업황 개선이 쉽지 않지만 미국 도요타 양극재 출하 시작으로 전년대비 큰 폭의 출하량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2023년 도요타와 맺은 2조9000억원 규모 양극재 공급 계약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된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