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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銀 부산에 못줘'.. 색깔없는 기업銀 다크호스로

  • 2013.09.13(금) 09:30

기업은행, 경남은행 인수전 참여
전문가 `주민정서에 중립적인 곳` 인수 가능성 점쳐

경남은행 인수전이 복잡해지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BS금융과 DGB금융 양강 구도가 깨졌다. 

여기에 그 동안 존재감이 거의 없었던 경남상공인을 주축으로 한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의 ‘경남은행 지역환원’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번 인수전이 '경제 논리'보다 '정치 논리'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기업은행은 “지방 중소기업 지원 확대를 위해 경남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기업은행은 경남은행을 통해 수도권에 비해 영업기반이 약했던 경남 지역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경남에는 창원기계공단, 마산수출자유지역 등 공단이 밀집해 있어 기업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이로써 경남은행 인수후보 양강 구도가 깨졌다. 그 간 BS금융과 DGB금융은 경남은행 인수전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었다. 증권사들은 이 두 은행을 두고 인수 예상 시나리오를 짰고, 무리한 인수가격으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우려까지 걱정했었다.

 이 가운데 경남은행 인수전에 기업은행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판이 흔들리고 있다. 13일 한국투자증권은 “정부가 대주주인 기업은행의 경남은행 인수를 민영화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해 논란이 있겠지만, 기존 인수 후보보다 기업은행의 경남은행 인수 가능성이 오히려 높다”고 분석했다.

그 근거는 ‘지역감정’이다. 부산을 기반으로 한 BS금융과 DGB금융의 경남은행 인수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1970년에 설립된 경남은행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1도 1행’에서 벗어난 은행이었다. 그간 부산은행과 함께 경쟁구도를 유지하며, 강한 지역색을 유지해왔다. 

1970년 경남은행 신마산지점 개점식 사진. "내 고장 개발은 경남은행에서"라고 적힌 현수막에 눈에 띈다.(사진=경남은행 홈페이지)


최근 경남은행을 탐방한 이고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의 존재감은 미미한 걸로 시장에 알려져 있으나, 경남은행의 지역환원에 대한 염원이 매우 강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은행 매각은 경제 논리보다는 정치 논리로 발전 가능성 높다”고 강조했다. 최근까지 경남은행 매각에서 최고가 입찰원칙만 고수했던 정부가 ‘정서적 평가’도 고려할 것이란 입장이 나오는 것도 근거로 제시했다.

기업은행 등장으로 기존 인수후보였던 BS금융과 DGB금융은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고은 애널리스트는 “기업은행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면, 같은 경제권내 정부가 대주주이고 중소기업 지원을 목표로 하는 기업은행이 진출하는 것은 BS금융과 DGB금융의 영업환경에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이어 “BS금융 또는 DGB금융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더라도 지역 정서를 고려하면 원활한 영업 시너지 창출까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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