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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헤지펀드 성공의 조건]①첫느낌 좋다 `탄력 받는중`

  • 2013.09.20(금) 08:00

`시장위험 헤지`에서 출발..경험 쌓으며 진화·도약
韓 1년반만에 1.5조 급성장..최대 70조 시장도 가능

헤지펀드 하면 두 가지 궁금증이 떠오른다.
 
1. 헤지펀드의 '헤지(Hedge)`는 울타리를 뜻하고 금융시장에서는 손실에 대비해 위험을 없애려는 시도를 말한다. 그러나 '헤지펀드'는 공격적인 성격의 펀드로 대변된다. 왜 이름과는 전혀 상반된 성격을 지니게 된 것일까.
 
2. 한국에서도 1년반전 태동한 헤지펀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주로 기관이나 고액자산가들이 투자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겐 상대적으로 낯설지만 한국형 헤지펀드의 최근 성과와 성장 속도를 보면 눈이 부시다. 증권업계에서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과연 보수적인 투자성향이 강한 한국에서 한국형 헤지펀드가 앞으로도 계속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까.

 

최근 한국형 헤지펀드가 크게 떴지만 여전히 헤지펀드는 낯선 존재다. 게다가 과거 조지 소로스나 존 폴슨 등 헤지펀드 업계의 대부들을 떠올리면 공격적이고 때론 투기적인 위험거래가 반사적으로 연상된다.

 

그러나 처음 헤지펀드가 생겨났을 때는 이름과 일맥상통했다. 시장 위험을 헤지하는 의미에서 헤지펀드로 불린 것이다. 헤지펀드의 시초는 1940년대말 미국 포천지 기자였던 알프레드 윈슬로 존스가 사비를 털어 만든 사모펀드다. 존스는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해 공매도 전략으로 시장위험을 제거하는 헤지기법을 썼다. 그러면서 레버리지(차입)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해 헤지펀드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이후 1960년대부터 헤지펀드는 크게 도약하기 시작한다. 소로스 등도 이 때부터 활발하게 활동했다. 특히 1970년대 한차례 주식 침체기를 거친 후부터 헤지펀드들은 기존의 존스 투자모형에서 탈피했고 다양한 전략으로 금융시장을 휘어잡는다. 당연히 이들의 위험 성향도 극대화됐다. 당시 소로스의 퀀텀펀드는 영국의 파운드화 폭락에 베팅에 큰 돈을 번 것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헤지펀드는 새로운 전략으로 새로운 투자자산에 접근하면서 수익을 높였고 자연스럽게 돈이 몰렸다. 우수한 매니저들 역시 헤지펀드를 마지막 종착지로 삼았다. 헤지펀드 성장에는 느슨한 규제도 큰몫을 했다. 금융위기 이후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도 서서히 가해지는 조짐이지만 일반 금융상품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틈새를 헤지펀드는 십분 활용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한국의 헤지펀드 역사는 짧디 짧다. 기간으로 따지면 만 2년이 채 되지 못한다. 그러나 발전 속도는 상당히 무섭다. 지난 2011년 12월 정부주도로 헤지펀드 시장이 도입된 후 12개 펀드, 1490억원 규모로 출발해 근 1년반만에 26개 펀드, 1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한국형 헤지펀드들 역시 코스피 대비 수익률이 양호하게 나오면서 지속적으로 자금을 끌어들였고 흥행에 성공한 100억원 이상 규모의 대형 헤지펀드들도 속속 출현했다. 물론 한국형 헤지펀드가 쉽게 정착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9개 펀드 중 10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코스피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플러스(+)로 돌아선 후 모든 펀드가 코스피 수익률을 상회하고 있다.

 

헤지펀드 성장세는 앞으로도 눈부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현재의 성장속도가 비슷하게 유지된다면 2015년에 즈음에는 설정액이 3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는 최상의 시나리오 하에서는 5조원도 충분하다고 낙관했다.

 

헤지펀드 전문가인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 세계 평균적인 헤지펀드 규모를 따져볼 때 헤지펀드가 전체 펀드수탁액의 1.5%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를 한국에 적용하면 70조원까지 성장이 가능한 셈"이라며 "0.5% 비중으로 계산해도 25조원까지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국내 헤지펀드 설정액 추이(단위:조원, 출처:신한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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