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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헤지펀드 성공의 조건]③저변 넓히고 위험관리 강화

  • 2013.09.22(일) 08:00

기관육성 디딤돌 삼아 일반인 참여 유도해야
`높은 수익` 부각..위험상품 본질 간과하면 안돼

한국형 헤지펀드의 미래는 밝지만 몇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고액 자산가들만 기웃거리고 있는 투자 저변이 일단 넓어져야 한다. 또 헤지펀드가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리스크 관리도 필수로 지목된다.

 

한국에서도 헤지펀드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제한이 따른다. 개인의 경우 5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하지만 실제 그 이상이 되야 가입하는 게 대부분이라는 게 운용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버거운 조건인 셈이다. 이처럼 좁은 문턱에도 헤지펀드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 그만큼 돈 많은 이들이 눈여겨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증권사들 역시 이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런 관심을 반영해 최근 대형 증권사들은 기관 투자가나 고액 자산가들을 초청해 헤지펀드에 대해 설명해 주는 세미나를 열었다.

 

실제로 한국 헤지펀드 시장은 기관보다는 고액자산가들이 더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이는 다른 펀드를 비교할 때 다소 기형적인 양상이다. 대개 기관이 먼저 참여하지만 그간의 거래 기간이 워낙 짧다보니 기관 투자가 참여는 저조할 수밖에 없다.

 

결국 여기에는 한국형 헤지펀드의 또다른 고민이 숨어있다. 개인 투자가들의 경우 5억원의 한도 자체가 당장 쉽게 낮아지기 힘들기 때문에 헤지펀드 시장이 크게 성장하려면 고액 자산가에서 기관으로 점차 확대되는 것이 필연적이다.

 

기관 투자가들이 들어와야 규모가 커지면서 재간접펀드인 '펀드 오브 헤지펀드`로의 발전도 가능하다. 재간접펀드는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으로 낮기 때문에 진입장벽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

 

따라서 국내 기관투자가 중 큰손에 속하는 연기금들의 헤지펀드 투자 참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는 행정공제회나 교직원공제회 등만 헤지펀드 투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대표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운용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투자계획을 세우지 않은 상태다. 또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헤지펀드 투자에 나선다면 일단은 국내보다는 해외 투자가 먼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한국형 헤지펀드는 '그들만의 리그'에 불과하다"며 "장기성장을 위해서는 외부자금 유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기관 투자가들의 대안투자가 확대되면서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며 "국내 역시 거래기간이 3년이 되는 2015년부터 활발한 참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헤지펀드의 본질은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다. 때론 고위험, 고수익 상품에 더 가까울 때도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위험보다는 높은 수익이 더 부각되는 경향이 높아졌다. 헤지펀드는 전통 펀드와 달리 시장 벤크가 아닌 절대수익률을 추구하고 레버리지가 높을 뿐 아니라 운용 수수료도 높다. 위험에 상승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또 중도상환이 일반 펀드보다 쉽지 않다. 중도상환을 일정기간 금지하는 '락업 기간'이 존재하는 펀드들도 많다.

 

특히 규제에서 자유롭다보니 상대적으로 새로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과거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사태는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미국 헤지펀드였던 LTCM은 롱숏 전략을 활용하며 엄청난 수익을 거두지만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으로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결국 파산했다.

 

당시 LTCM은 평소처럼 롱숏 전략을 활용했지만 유동성이 좋은 상품을 매도하고 유동성이 낮은 상품을 매수하는 우를 범했다. 결국 위기가 닥치자 신용경색으로 인해 기존 매매 포지션의 현금화가 불가능해지며 도산에 이르게 된다.


물론 한국형 헤지펀드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가 있다. 운용사 진입 요건도 철저하고 레버리지도 400% 미만으로 규제하면서 이미 규제의 테두리 안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은 헤지펀드의 본질적인 위험이 제거되지 않은 만큼 리스크 관리는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위험을 고객이 일부 져야 하는 상품인 만큼 일정 부분만 포트폴리오에 넣는 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또 "헤지펀드들은 경기침체기에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과거보다 경기주기가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헤지펀드의 유용함을 활용하되 침체기에 따른 투자자산 보호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 시장수익률과 전략별 헤지펀드 수익률. 금융위기 당시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임(출처:삼성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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