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의 공공기관 해제 검토 얘기가 나오자 증권업계가 기대에 부풀어 있다. 거래소가 공공기관에서 해제 될 경우 이는 곧 상장 논의로 이어지고, 이렇게 되면 증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거래소의 지분가치가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보유하고 있는 KRX지분이 시가총액의 절반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어 주가 재평가가 진행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일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서면답변서를 통해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대체거래소 설립과 거래소 허가주의 등이 도입돼 한국거래소의 독점적 사업권이 해제된 점을 감안해 내년 1월 공공기관 지정시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사실상 증권사들이 주요 지분을 보유한 민간 소유의 회사지만 증권시장 관리 감시 규제 등의 공적 업무 영역과 독점적인 사업구조로 2009년에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초 공공기관 해제가 실현되면 KRX의 증시 상장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28일자 보고서에서 "대부분 증권사들이 3% 내외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KRX 상장에 따른 지분 가치의 현실화 여부가 관심을 끌 것"이라면서 "실제 상장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지만 공공기관 해제시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의 공정가치는 3조8000억원, 주당 15만4000원으로 추산했다. 대우증권(지분율3.23%)이 지난 9월말 기준으로 책정한 장부가액 994억9000만원을 근거로 한 것이다. 이는 한국거래소의 주가순자산가치(PBR)를 1.4배로 적용한 것이다.
손 책임연구원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현재 시가총액 대비 KRX 지분가치가 절반을 넘어가는 경우(아래표 참고)도 있어 거래소 상장시 기업가치 재평가 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중소형 증권사 기업가치 상향이 대주주의 매각이나 청산 의지를 높여 증권업 구조개편을 유도할 가능성도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