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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팔면 얼마나 받을 수 있나②

  • 2013.12.20(금) 14:26

현대證 주가, 장부가 절반까지 떨어져

현대증권 매각설은 이미 ‘오래된 뉴스’다. 

 

2000년 이후 한국거래소가 현대상선에게 계열사인 현대증권 매각설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한 적만 6번이다. AIG컨소시엄(01년), SK증권(02년), 우리금융지주(03년), 농협중앙회(07년), 현대중공업(08년) 등이 인수주체로 거론됐다.

 

AIG컨소시엄과 막판에 협상이 결렬된 2001년을 제외하고, 현대상선은 모두 “사실무근”이라 답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현대상선은 지난 12일 “현대증권 지분매각 등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사실상 매각설을 인정한 것.

 
◇ 하필 이럴때...
 
현대상선이 12년만에 공식적으로 현대증권 매각설을 인정했지만, 매각 환경은 어느 때보다도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주식 거래량 격감으로 증권사의 주요 수입인 수수료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주식거래대금은 5조원대다. 증권업계는 7조원을 손익분기점(BEP)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도 올 상반기 49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225억원)보다도 손실 규모가 커졌다.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증권사 매물도 쏟아지고 있다. M&A시장에 나와있는 동양증권, 아이엠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리딩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는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대형사인 우리투자증권 인수전 본입찰에는 KB투자증권, NH농협증권 등이 참여했다.
 
대우증권도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어, ‘대형사 메리트’도 크지 않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 등 대형사의 매각과 비교할 때 현대증권 매각 이슈는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했다.
 

 
매각을 늦추기도 힘들다. 현대상선이 지난 9월 회사채신속인수제를 신청하면서, 채권단의 ‘자구계획’ 이행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자구계획을 이행하지 못하면 산업은행은 담보로 잡은 현대상선 772만주를 처분하거나, 경영진을 교체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싼값에 현대증권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 장부가 절반인 시세

5941억원 vs 3073억원.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현대증권의 ‘몸값’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수치다. 5941억원은 지난 9월 말 기준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5307만736주(22%)의 장부가다. 3073억원은 5307만736주를 지난 19일 현대증권 종가(5790원)로 곱한 현재 시세다. 현대증권의 시가가 장부가의 절반에 불과하다. 현재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우리투자증권의 시세는 장부가(1조367억원)의 7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 현대증권 매각대금이 4000억원대에 머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채권단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현대증권 등 돈되는 자산을 묶어 팔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2011년 현대증권 장부가는 7102억원에 이르렀다. 채권단의 압박에 한 푼이 아쉬운 현대그룹이지만, 싼값에 증권을 넘기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곳은 현대차그룹 계열의 HMC투자증권이다. ‘정통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현대차에게 ‘명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HMC투자증권 고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범현대가인 현대중공업도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08년 이미 '현대증권 인수설'에 휘말린 적이 있고, 현재 소유중인 하이투자증권의 규모를 키워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  밖에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탈락한 곳도 잠재적 후보군이다.
 
현대증권은...
현대그룹은 지난 1977년 국일증권을 인수, 1986년 현대증권으로 사명을 바꿨다. 외환위기 이후 ‘바이코리아(Bye Korea)’로 펀드 열풍을 이끌었다. 대우증권·우리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 등과 함께 5대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다. 자본금을 3조원 이상 확보했다는 의미다. 지점 수(120개)로는 업계 1위다. 올 상반기 기준 자산은 20조원, 부채는 17조원이다. 영업용순자본은 1조7106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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