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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증시 르네상스]②`경계 대상 1호` 정치적 분열

  • 2014.01.26(일) 07:30

다보스포럼서 회복 여부 여전히 갈려..실업·디플레 우려
5월 유럽의회 선거 앞두고 극우정파 득세 `부담`..은행 변수도

"모든 이들이 유로존 경제가 성장할 것으로 고대한다. 그건 좋다. 수년간의 위기 뒤에 빛을 보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니까. 회복에 대해 흥분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너무 일방적인 측면이 있지 않나 싶다"  악셀 베버 전 도이체방크 총재 & UBS 회장

 

유럽이 정말 돌아왔을까.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돌아오고는 있지만 예전의 그때로 돌아갈 것이란 보장도 없다.

 

유럽이 오랜 경기후퇴에서 벗어나자 투자자들은 기민하게 움직였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도 한몫을 했다. 아직은 자신있게 긴축에 나서기 어려운 만큼 유럽은 계속해서 돈을 풀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도 있다. 유럽은 아직 미국만큼 회복가도에 오르진 못했다. 미국 역시 회복세가 빨라지긴 했지만 미심쩍은 부분이 여전하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도 이런 의문이 제기됐다. "회복된 것이 맞긴 한데 아닌 것도 같다"가 전반적인 여론이었다.

 

유럽 경제 지표는 꽤 좋아보이지만 불안한 부분도 감지된다. 지난해 2분기 경기후퇴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후  유럽연합(EU) 28개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0.2% 증가에 그쳤다. 유로존 전체로 따지면 0.1% 증가율에 불과했다.

 

실업률을 보면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 유로존의 실업률은 25% 선으로 4명 중 1명이 실업자다. 유로존의 청년 실업자들은 그들 자신을 '잃어버린 세대'라 부른다.

 

 

▲ 미국과 유로존 실업률(출처:CNN머니)

 

여기에 물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유럽을 괴롭히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럽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 크게 경고했다. 아직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낮은 상황이지만 디플레로 충분히 전이될 수 있고 구매력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회복 정도도 갈린다. 오히려 동유럽에 대한 전망이 밝은 반면 서유럽에서는 온도차가 나타난다. 현재 유로존의 뇌관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곳은 동유럽 국가들이 아닌 프랑스다. 프랑스는 지난해 3분기 0.1% 성장에 그쳤다. 네덜란드 역시 고작 0.2% 성장했고 신용등급 강등이 이어졌다.

 

최근 아시아는 잇딴 선거로 정치 불확실성이 증가하며 격변의 해를 맞고 있다. 비슷한 측면에서 보면 유럽 역시 결코 안심할 상황은 못된다. 5월에 유럽의회 선거가 대대적으로 열리기 때문이다.

 

유럽 역시 금융위기 이후 오랜 긴축과 고용 부진으로 `시절이 하수상`해지면서 극단적인 정치 이념이 득세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각종 개혁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유럽의회에 반기를 든 정당들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성장과 고용창출에 필요한 개혁 실행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영국에서는 우익 포퓰리즘 정당인 독립당이, 네덜란드에서도 극우정당인 자유민주당이 약진 중이 있다. 프랑스도 극우주의자가  창립한 국민전선이 4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베버 회장은 "미국의 티파티가 정책결정을 얼마나 복잡하게 만들었는지 떠올리면 쉽다"고 말했다.스피로 국가전략의 닉 스피로는 올해 유로존의 주요 화두는 정치적 분열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무라는 "반유럽 정당의 승리는 투자심리를 냉각시킬 수 있다"며 "장기적인 안정까지 해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JP모간은 반유럽 정당들이 득세하는 상황이 적어도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유럽 은행들의 감독 통합에 앞서 11월에 예정돼 있는 유럽 은행들의 재정건전성테스트(스트레스 테스트)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은행들이 스트레스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하고 다시 유로존 정부들에 손을 벌릴 경우 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유럽을 고통에 빠뜨릴 수 있다. 은행들의 회복은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자금조달과도 연계되고, 성장률 둔화와 실업률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부분이다.

 

베버 회장은 다보스포럼에서 "스트레스 테스트가 은행들에 대한 우려를 다시 끄집어낼 수 있다"며 "새로운 자본 투입은 국가 리스크로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유럽이 지금보다 더 공격적으로 금융위기 잔재들을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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