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향후 10년간 7%대 성장 거뜬하다"
"성장률은 낮아지지만 성장의 질은 높아진다"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면 중국 기업과 결혼해라"
"상하이 자유무역지대(SFTZ)는 한국 기업에 '기회의 땅'이다"
27일 서울 63빌딩에서 비즈니스워치 주최로 열린 '시진핑정부 2년차, 중국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내수형 성장 전환에도 불구, 향후 성장 지속 가능성에 대해 낙관했다. 시진핑 정부의 개혁을 통해 새롭게 열리고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경제가 내수 중심으로의 전환할 수 있는 실질적인 능력과 한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고 중국 전문가들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이번 세미나는 중국이 본격적인 개혁에 따른 변화상을 짚어보고 한국의 대응 방향과 전략을 다각적으로 모색했다. 중국의 5세대 지도부인 시진핑 정부가 2년차로 접어드는 시기에 시의적절한 주제로 마련된 자리에는 300명이 넘는 청중이 객석을 채우며 열띤 호응을 보였다.
◇ 중국 향후 10년간 7% 성장 충분..기회 여전해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개혁기조로 들어서면서 향후 두자릿수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데 대체로 공감했다. 그러나 향후 5~10년간 7%대의 성장을 여전히 낙관했다.
쉬밍치(徐明棋) 상하이사회과학원 부소장은 "중국 수출은 상당기간 8~10% 성장이 가능하다"며 "여전히 2차산업이 50%이상을 차지하는 산업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성장률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낙관했다. 고도성장이 앞으로 10~20년간 충분히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유광열 기획재정부 국제금융협력 국장도 "중기적으로 개혁 추진을 강화하게 될 5년간 평균성장률이 7%를 밑돌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균형성장 혜택을 감안하면 성장둔화는 기까이 감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도" 시진핑 시대에는 자원배분에 초점을 맞추면서 성장률이 낮아지더라도 민간에 배분되는 부의 비중은 훨씬 더 커지게 것"이라며 성장의 질이 높아지는 측면을 강조했다.
특히 향후 7%의 성장을 가정해도 유망산업은 2~3배인 15~20% 성장이 가능하고 잘 나가는 기업은 30~70%까지 성장이 가능하다며 투자전략 측면에서 성장주에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 리스크 산재해 있지만 낙관적 해결 무게
중국은 개혁에 따른 성장 둔화와 함께 그림자 금융과 지방정부 채무, 부동산 가격 급등, 환경 문제 등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중한 낙관론을 피력했다. 중국 정부가 충분히 미래를 예측하고 있고 통제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쉬밍치 소장은 "성장률은 낮아지겠지만, 정부가 통화나 재정 등 유동성 확대 정책을 쓰진 않을 것"이라며 "중국 경제구조가 선진화되면서 신흥산업과 서비스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수출과 투자 의존도도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쉬밍치 소장과 위안탕쥔(袁堂軍) 푸단(復旦)대학 아주경제연구센터 주임은 공통적으로 중국에서의 기업 등록 등 복잡한 사전심사 과정이 최근 들어 상당히 간소화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긍정적인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전병서 소장도 "중국의 막대한 통화량이 부동산에 집중됐고 은행 편중 산업과 잦은 정책 불확실성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도 "그림자금융이나 지방부채가 차지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했다.
유광열 국장도 "그림자 금융이 위기가 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정책의지는 물론 재정이나 국유은행 부실 규모 등을 볼 때 충분히 통제 가능하며 경착륙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 협력 구체화·전향적 자세 필요
이처럼 성장 기회가 여전히 열린 중국이라면 결국 한국이 어떻게 행동을 취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기조강연을 맡은 유재훈 중국자본시장연구회장은 한국과 중국의 상호의존성이 숫자상으로는 높아졌지만 정작 실질적인 협력이 부족했다며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 그룹 육성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중국 정부가 장기비전을 짤 때 전향적이고 개방적으로 접근하는 만큼 정책결정자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유광열 국장은 "중국 자본의 국내 유입에 대해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책결정자로서 "중국 자본흐름 변동성 확대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이라며 "위안화 직거래를 위한 시장이나 허브를 육성하는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산업구조가 고도화하고 소비 중심의 성장전략으로 바뀌는 점을 고려해 대(對)중국 주력 수출품목을 '중간재'에서 '최종재'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홍창표 코트라 중국사업단장은 중국진출에 있어 실력 있는 중국 파트너를 잡고 원리원칙대로 시장에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중국을 공장이 아닌 시장으로 보는 내수시장 전략도 당부했다.
◇ C.H.I.N.A를 공략하라..상하이 SFTZ 중심 개혁분야 주목
그렇다면 한국 기업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를 공략해야 할까. 무엇보다 개혁과 도시화에 따른 내수 확장과 한중 FTA와 상하이 자유무역지대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크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장이 열리고 관세 부담은 물론 비관세 장벽도 허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홍창표 단장은 Consumption(내수 활성화·소비진작)·Human(민생개선)·Innovation(산업 구조조정)·New-City(도농격차 해소)·Acceleration(내륙, 생태문명건설가속화)'를 5개 키워드로 제시하며 e-마켓 산업, 엔젤산업, 뷰티산업, 헬스케어 산업 등에서 국내 기업들이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단장은 특히 '꽌시(關係)'에 의존하기 보다는 원리원칙대로 시장에 접근해야하며 내수 소비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콘셉트를 통해 승부하고 웰빙과 유행을 감안할 것을 조언했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베이징지원장은 부품소재 산업 진출 방안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 원장은 "부품소재를 중국 기업에 파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특별한 관계를 맺고 접근해야 한다"며 중국에 대한 접근방식을 결혼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는 협력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 구축과 국내기업들의 특허나 상표등록 지원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중부 등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상하이 SFTZ를 기회의 땅으로 묘사한 위앙탕진 주임은 중국이 SFTZ를 통해 중점적으로 개혁하려는 영역은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갖는 분야라며 금융과 해운, 무역, 법률, 문화, 사회 서비스 등이 유망하며 한류를 앞세운 게임이나 화장품 산업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내수 경제 지속가능성 '최대 화두'
주제발표에 이은 패널토론에서는 보다 심층적인 토론이 이어졌다. 내수전환을 통한 성장 가능성, 내수 부양과 공공부문 개혁으로 인한 소비 위축의 상충 문제 등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내수만으로 성장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하며 수출과 내수의 균형을 통한 성장이 분명 중요하다는 점에 방점을 뒀다. 하지만 중국의 막대한 소비 잠재력이 큰 만큼 내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 상당히 높게 점쳤다.
쉬밍치 소장은 "고소득자들은 해외에 가서 사치품을 사들일 정도로 여전히 소비가 활발하다"며 "공공비용 개혁에서는 사치품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긍정적인 파급력이 크다"고 판단했다. 위앙탕진 주임 역시 "정부의 개입폭이 줄어들고 사교적인 목적의 소비가 줄어든다면 중국의 정부 관료의 권력과 시장간의 관계는 더욱 정립되면서 중국 내수진작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특히 중국 경제가 내수 중심으로의 전환할 수 있는 실질적인 능력과 한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쉬밍치 소장은 "과거 임가공방식의 조방형 경제는 내수진작을 하지 못하고 계속될 수 없기 때문에 변화를 가하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부채에 의존해 투자하는 방식이 전환되야 하고 전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1인당 소비 수준이나 식량 자급능력 등이 충분하고 정부의 정책이 현명해진다면 투자와 소비, 지출 구조가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