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중국자본시장연구회 회장)은 한국과 중국의 상호의존성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그간 실질적 협력은 부족했다며 서로를 깊이있게 이해하는 전문가 그룹을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27일 서울 63빌딩에서 비즈니스워치 주최로 열린 '시진핑 정부 2년차, 중국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 세미나 기조강연에서 ▲전문가 양성 ▲정부간 실질적 협력채널 구축 ▲중장기 파트너십 프로그램 개발 등 한중협력방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한중 무역규모는 2700억달러로 한국은 중국의 최대수입국으로 떠올랐다. 중국에 체류 중인 한국인은 80만명, 한국에 머물고 있는 중국인은 78만명에 달해 양국간 인적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와 중국은 또 3600억위안의 통화스왑을 체결하는 등 금융분야 협력도 강화하는 추세다.
유 사장은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것과 달리 한국과 중국 실질적 협력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화스왑 규모는 3600억위안이지만 양국의 위안화 무역결제규모는 172억위안에 불과하고, 한중 금융기관들도 무역규모에 비해 상호진출한 숫자는 매우 적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그 이유로 서로를 깊이 이해할 시간이 부족했고 전문가 집단도 풍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전쟁 이후 한중수교까지 40년간 우리에게 중국은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국가나 다름없었다"며 "지금이라도 공무원, 외교관, 민간기업 등에서 중국 전문가들을 모아 양국 협력의 원천으로 삼아야한다"고 조언했다.
유 사장은 중국경제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을 소개한 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있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중국의 장기비전을 짤 때 부러울 정도로 전향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정책결정자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집행할지는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