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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 화두던진 이주열, 그가 돌아왔다

  • 2014.03.03(월) 17:11

새 한은총재 후보자,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 역점둘듯
한은 안팎서도 환영 분위기.."한은 누구보다 잘 파악"

▲ 이주열 신임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처음 실감하는 느낌이다.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지명된 이주열 후보자(現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3일 비즈니스워치와 통화에서 내정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서너차례에 걸쳐 책임감이라는 말을 입에 올렸다.

2년전 그가 한은을 떠나면서 남긴 말도 책임감이었다. "물가안정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외부의 냉엄한 평가에 금융통화위원의 일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 후보자가 한은 부총재직을 수행(2009~2012년)할 때는 국내에서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맹위를 떨치던 때였다. 한은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내렸고 그 결과 소비자물가는 목표범위(3.0±1%)를 크게 웃도는 4.8%까지 올랐다. 합의제기구라는 틀안에서 총재와 한 배를 탈 수밖에 없었지만 중앙은행인으로서 최후의 본령을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응어리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다시 돌아왔다. 한은 출신 중에서 부총재를 거쳐 총재에 오른 이는 이성태 전 총재 등 손에 꼽을 정도다.

한은 내부에선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은의 한 직원은 "한마디로 비정상의 정상화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글로벌화와 개혁을 앞세웠던 김중수 현 총재와 달리 이 후보자가 중앙은행 본역의 역할에 충실한 한은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묻어났다. 그간 한은 내부에선 김 총재의 파격인사와 조직개편 등 여러 시도가 변변한 성과없이 조직 흔들기로 그쳤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이 후보자도 부총재에서 떠날 때 "그간(김 총재 취임 후 2년간)의 개혁으로 우리가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는가를 이제는 냉철하게 짚어볼 때가 됐다"며 "리더와 구성원이 조직의 가치를 서로 공유해 가며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으로서의 변화가 모색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전직 한은 임직원들은 이 후보자의 한은 총재 지명을 반겼다. 정희전 국제금융센터 부원장은 "이 후보자는 정부로부터 한은의 독립을 위해 싸우던 시절(1980년대 한은법 개정시도)에도 있었고, 김중수 총재 때 큰 변화가 있었던 시점에도 한은에 몸담았기 때문에 각각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중용을 지키면서 중앙은행 총재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박근혜 정부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후보자를 한은 총재로 지명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나 정부유관기관에서 한은 총재를 낼 경우 통화정책의 독립성 훼손이라는 여론악화를 우려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 이주열 한은 총재 후보자 프로필


▲강원 원주 ▲원주 대성고 ▲연세대 경영학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경제학 석사 ▲1977년 한은 입행 ▲조사부 국제경제실장 ▲조사국 해외조사실장 ▲조사국장 ▲정책기획국장 ▲부총재보 ▲부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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