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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직장]⑥천재들의 놀이터 'goo~gle'

  • 2014.05.29(목) 16:14

비즈니스워치 창간 1주년 특별기획 <좋은 기업>
美 마운틴뷰 '구글 캠퍼스' 가보니...
구글러 자유 만끽하며 일해..개방형 수평문화 전형

 

[미국 마운틴뷰 = 안준형 기자]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구글 본사 46동.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은 철문을 열자, 여러 개의 테이블과 의자가 어지럽게 방치된 사무실이 눈에 들어왔다. 자동차 휠이 발에 차이고, 차량 뒷좌석에서 빼낸 시트가 소파인 양 놓여있다. 벽면엔 톱, 망치 등 각종 공구가 걸려있다. 마치 괴짜 과학자의 연구실 같다.

 

이곳이 바로 구글의 ‘차고’(The Garage)다. 이날 차고엔 6명의 구글러(Googler, 구글 직원)가 점심시간을 반납하고 모여 있다. 한 구글러는 “3D 프린터가 유행이라 한번 해보는 것”이라며 “점심시간을 이용해 그냥 놀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차고'는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시작된 곳이다. 1998년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친구의 차고를 빌려 사무실로 썼다. 구글은 창업 정신을 잇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차고'를 운영하고 있다. 구글 홍보팀 관계자는 “머릿속에서만 상상했던 것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각 43동의 한 회의실에선 '테크톡(techtalk)'이 진행됐다. 테크톡은 말 그대로 직원끼리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다. 한 기술 분야에서 뛰어난 구글 직원이나 외부 전문가가 강사로 나선다. 참석은 자유다. 점심시간에도 불구하고 이날 테크톡이 열린 회의실은 발디딜 틈이 없다.

 

◇ 구글스러운 점심

 

구글의 점심시간은 말 그대로 '구글리(Googley)'한 풍경을 볼 수 있다. ‘구글스럽다’는 뜻의 이 단어는 창의적인 구글 직원들을 표현할 때 쓰는 신조어다. 구글에서 인사전략(HR) 업무를 맡고 있는 황성현 비즈니스 파트너(임원)는 “한국에는 삼성맨이란 말이 있듯이 ‘구글리’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구글 직원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혼자 점심을 먹는 구글러는 에어북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두 세명이 모인 테이블에선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웃통을 벗고 비치발리볼을 하는 이들도 있다.

 

구글의 기업문화에서 '공짜 점심'보다 중요한 것은 자유다. 구글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과 터를 마련했고, 구글러는 그 공간에서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상상 속의 것을 실제로 만들어 낸다. 구글 측은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들에게 자유를 주면, 그들이 당신을 놀라게 할 것이다. 구글러들은 무언가 만들어내고, 부수고, 창조하고, 개선하고, 무모한 도전을 하기 위해 구글에 온다."

 

◇ 5만 구글러 모두 주인처럼 일한다

 

황 파트너의 말이다. "구글 문화의 기본은 개방성이다. 열린 문화가 기본이다. 특히 사람에 대해 개방적이다. 직원들의 주인의식이 지금의 구글을 만들었다. 마치 내 회사처럼 여긴다. 내가 생각한 대로 프로젝트를 만들면, 구글에도 도움이 된다. 직급에 상관없이 말단 직원이더라도 경영진에게 말할 수 있다."

 

버진(Virgin)사의 비행기가 걸려있는 구글 43동에서 구글러 2명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자유를 줄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뽑은 직원을 믿기 때문이다. 매년 200만명이 구글에 입사지원서를 내지만, 이중 극히 일부만 구글러가 될수 있다. 현재 전세계 구글 직원은 5만명 가량이다.

 

우선 똑똑해야 한다. 4번 정도의 면접을 치른다. 문제도 까다롭다. '홀 뚜껑은 왜 둥근지' '하루에 시계의 분침과 시침은 몇 번 겹치는지' 이런 유형의 문제를 낸다. 

 

황 파트너는 "하지만 단순히 똑똑하다고 해서 입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IQ가 높기보다는 인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십도 뛰어나야 한다. 구글은 전직원에게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모든 면에 뛰어나지만 겸손하고 동료와 함께 일할 수 있는 팀워크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글러가 구글을 위대하게 만든다'는 구글의 핵심 신념 중 하나다. 전세계 구직자가 가장 일하고 싶은 구글은 회사가 아닌 직원들 스스로가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황 파트너는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인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다"며 "구글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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