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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리에게 칼퇴근을 허하라

  • 2014.06.11(수) 11:13

외국인 직원들은 자기가 몸담고 있는 한국기업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미국 취업 사이트 글래스도어에는 외국인 직원의 한국 기업에 대한 평판이 적나라하게 올라온다. 외국인 직원들에게 한국 기업은 ‘비효율’ ‘상명하복’ ‘허례허식’으로 통한다. “업무 시간에 집중적으로 일하지 않고 그저 늦게까지 일한다” “상사의 말에는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 “보고서는 쓸데없이 화려하다” 등의 리뷰가 절반을 넘는다.

 

LG전자에서 영업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는 한 직원은 “굉장히 멍청한 군대식 문화(Absolutely stupid military-style culture)”라는 리뷰를 달았다.
 

외국인 직원의 눈에 비친 한국인 직원의 모습은 어떨까. 아시아나항공에서 승객 서비스 요원으로 일하는 한 외국인 직원은 “한국인들은 ‘일하되 불평하지 않는다’는 정신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상사 눈치 보느라 의견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퇴근도 제때  못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기업문화 속에서는 기업을 먹여 살릴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3M 등 글로벌 혁신 기업은 ‘직원이 행복해야 기업이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구글은 사무 공간을 직원들이 놀고 쉴 수 있도록 꾸몄다. 직급의 상하에 관계없이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런 결과, 지난해 특허등록 건수는 2190건으로 전년대비 90% 늘었다.

 

다행히 국내에서도 최근 직장 문화를 바꾸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삼성은 최근 가족동반 해외출장을 허용했다. ‘일과 삶(가정)의 양립’이라는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오후 6시 반이면 사무실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PC오프’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제대로 쉬어야 일을 더 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CJ그룹, 다음 등은 수평적 기업문화를 심기위해 과장-부장 같은 직위 대신 영어이름이나 ‘님’을 호칭으로 사용한다.

 

기업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CEO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CEO의 관심사항이 아니면 아무리 좋은 제도도 1년 이상 지속되지 못한다. 현대백화점이 배우자 출산시 30일 유급휴가, 안식주(週) 운영, 정시 퇴근제 등 획기적인 복지제도를 운영하는 데는 정지선 회장의 경영철학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전 임원을 지낸 릴리 칸터는 “현대 비즈니스에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해지고 있다. 직원들이 영혼 없이 출근하면 하루 종일 기계적으로 일할 수밖에 없다”며 “기업이 성공하려면 직원들이 추구하는 목적을 알아야 하며 그들의 마음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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