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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이펙트]①`지상최대 이벤트` 경제효과는

  • 2014.06.03(화) 08:52

"월드컵 우승하면 주가 올라"..개최국 경제는 역성장
브라질 기대감 약화..개최국 우승시 파급효과 부각 기대

브라질 월드컵이 열흘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축구팬들도 설레지만 증시도 내심 기대가 크다. 전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는 엄청난 돈을 몰고 다닌다. 개최국이자 강력한 우승후보인 브라질이 주목받는 이유다. 물론 장미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증시도 월드컵 분위기에 편승할지 기대된다. 월드컵과 경제, 증시의 복잡 미묘한 관계, 그 중심에 있는 브라질과 또다른 수혜주들을 살펴본다.[편집자] 


지상 최대의 이벤트로 불리는 월드컵의 경제효과는 이젠 꽤 익숙한 화두가 됐다. 월드컵 유치가 가져오는 가치는 국가 브랜드나 지위 향상을 감안할 때 천문학적으로 추정되고 금액으로 따지면 수조원에 달한다.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은 브라질 금융시장을 끌어올리고 있다. 게다가 개최국인 동시에 우승까지 거머쥘 경우 파급은 더 클 전망이다.

 

그러나 녹록지 않은 브라질 경제 상황은 월드컵 수혜 기대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부분이다. 증시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유효기간이 짧은데다 월드컵 개최국들의 경제가 월드컵이 끝난 후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것도 시장의 신경을 거스른다.

 

◇ 개최국 증시 올라..`우승자가 다 차지한다`

 

브라질이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된 후 전문가들은 주판알을 바쁘게 움직였다. 브라질이 월드컵을 통해 누리게 될 경제부양 효과는 국내총생산(GDP)의 1.5%에 해당한 240억달러(2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2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전망됐다. 브라질을 방문할 관광객 수도 2014년 이후 평년보다 70% 가량 늘어나며 6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기대감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브라질이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된 2007년 한 해 동안 브라질 주가는 44%나 치솟았다. 실제로 월드컵과 증시는 꽤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월드컵 개최국 증시는 월드컵을 치른 후 약 한달간 다른 증시보다 우월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평균 수익률상회 규모가 2.7%에 이른다.

 

월드컵에서 우승할 경우 얻게되는 선물은 더 크다. 월드컵 우승국들은 월드컵에서 승리한 후 한달간 3.5%까지 시장수익률을 상회했다. 2002년 브라질을 제외하고 1974년 이후 우승한 국가들의 증시가 모두 우승 직후 한달간 시장수익률을 웃돈 것은 주목할만 하다. 1994년 당시 월드컵에서 우승했던 브라질은 21%까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를 능가했고 석달간 수익률은 38%나 상회했다.

 

▲ 월드컵 우승국가들의 MSCI 세계지수 대비 수익률상회 추이. 가로축의 0은 결승전 직후 월요일(출처:골드만삭스)

 

반면 준우승 국가 증시는 별반 덕을 보지 못했다. 1990년 우승한 아르헨티나가 한달간 30% 오르긴했지만 나머지 9개 국가 중 7개의 준우승국들의 증시는 오히려 평균적으로 1.4%가량 시장수익률을 하회했다. 승자가 모든 것을 독차지하는 셈이다.

 

◇ 증시 상승기간 일시적..경제 역성장 우려도

 

대부분의 일회성 이벤트의 여파가 그렇듯 증시에서의 월드컵 효과 역시 오래 가지는 못한다. 골드만삭스도 우승국은 시장 상승을 즐기지만 한달 가량의 아주 짧은 기간이라고 선을 그었다.

 

게다가 브라질의 현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개최국으로 선정될 당시만해도 기대감이 충만했지만, 부진한 경제상황과 과거 사례나 현실을 따져보면 결코 만만치 않은 여건이다. 브라질은 현재 부진한 경제 상황에 더해 공공요금 인상으로 대규모 시위가 촉발되며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2010년 7.5%까지 성장했던 경제는 4년 연속 침체에 빠져 있다.

 

브라질 정부는 8개 도시에만 월드컵 경기장을 지어도 된다는 FIFA 권고를 무시하고 12개 도시 무리해서 늘렸고 건설자금도 민간을 통해 조달하겠다고 장담했지만 비용이 늘게 되면서 막대한 세금을 지출했다. 2008년 브라질 월드컵 개최를 지지했던 브라질인들은 80%에 육박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48%까지 급감했다.

 

무디스는 최근 월드컵 특수로 고용 증가가 예상되지만 대부분 한시적인데다 2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거대경제에 월드컵이 주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역대 월드컵 개최국 경제가 부진한 경우도 많았다. 하나대투증권이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까지 7개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을 월드컵을 기점으로 분석한 결과다. 특히 브라질이 속해 있는 신흥국들의 경제성장률은 월드컵이 종료된 후 역성장을 기록했고 2~3분기 이후까지 이전의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했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신흥 개최국들은 월드컵 종료와 함께 고정투자가 둔화했다"며 "월드컵 준비기간 동안 가파르게 늘었던 투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역대 월드컵(T시점) 이후 개최국 경기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다.(출처:하나대투증권)

 

◇ 2년뒤 또 올림픽..개최국+우승효과 `상승작용` 관심

 

다만 브라질의 경우 월드컵에 이어 올림픽을 연달아 개최하는 특별한 케이스다.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확충 등 투자정책의 모멘텀이 2016년까지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브라질 정부는 2011년 경제성장촉진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주요 산업 인프라 보강과 확충에 나섰고 이는 2016년 예정된 올림픽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대신증권 김승현 연구원은 두번의 연속된 이벤트가 위험요소도 내포하고 있지만 인프라 구축은 장기성장을 위한 발판이 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게다가 브라질은 개최국인 동시에 우승국가가 될 확률도 상당히 높다. 실제 개최국이 우승까지 거머쥐게 된다면 브라질 증시가 단기적으로 오를 여력은 더 커질 수 있다. 흔치 않은 상황인 만큼 전 세계 증시가 궁금해 하는 부분이다. 

 

◇ 역대 월드컵 해 악재 많아..`글로벌 불확실성` 부담

 

한국 증시의 경우 본선 진출국에 불과해 월드컵 특수를 누릴만한 요인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처럼 8강, 4강 신화가 이뤄진다면 증시 심리에 도움을 주겠지만 모멘텀이 되기는 힘들다. 

 

과거 월드컵 개최기간동안 월드컵 수혜 업종 또한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2006년 독일 월드컵 기간 당시에는 유통, 의료정밀, 기계, 건설, 은행 업종 순으로 높았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의료정밀, 철강금속, 운수창고, 화학, 보험 등의 수익률이 높았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입장에서는 경기 시간을 감안하면 월드컵 개최에 따른 소비확대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과거와 비교해서는 긍정적 효과가 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전체적인 글로벌 증시 흐름 상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이를 위해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다. 월드컵이 열렸던 해에 글로벌 증시가 그리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롬바르드 스트리트 리서치는 1930년 월드컵 개최 당시는 대공황이 한창이었고 1990년은 미국의 경기후퇴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1994년에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시장 충격이 선진국으로 확산됐고 1998년은  아시아 외환위기와 함께 롱컴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으로 시끄러웠던 해다. 미국 주택퍼블이 붕괴되기 시작한 때가 2006년, 유로존 위기의 시발점이 됐던 2010년에도 월드컵이 열렸다.

 

대리오 퍼킨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역시 경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아베노믹스 기대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일본 증시가 2012년말 이후 40%의 랠리를 펼쳐, 버블 붕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 회복세 정체와 중국 경제 역시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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