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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바꾼 증시 트렌드]②`쏠림`을 우려하다

  • 2014.06.12(목) 13:25

삼성전자 가치논쟁 치열 → 주가 상승 견인
에버랜드등 상장 대기.."과도한 시장 장악력" 지적도

삼성전자를 뺀 한국 증시는 항시 `앙꼬 없는 찐빵`에 비유된다. 삼성전자가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하고 삼성그룹주까지 합치면 25%를 넘어선다.

 

최근 불거진 지배구조 이슈는 이런 삼성그룹주 시총비중을 더 끌어올릴 조짐이다. 삼성SDI와 삼성에버랜드가 상장되면 삼성의 증시 지배력은 훨씬 더 막강해진다. 벌써부터 삼성 대표주 삼성전자를 사라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삼성의 증시 지배력이 과도해질 것이란데 우려를 표한다. 

 

 

◇ 밸류 측면에서 부각되는 삼성의 진가

 

최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분할을 둘러싼 보고서가 화제가 됐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휴대폰, 가전 등 삼성전자의 각 사업부를 분할해 별도 회사로 만들면 삼성전자의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들을 각기 나눠 상장한다고 가정할 경우 투자자들은 4개 사업부를 한데 모아 사면서 감수해야 했던 일종의 '지주사 할인'에서 해방되고 각각의 사업부 가치는 훨씬 높아진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외 경쟁사들을 토대로 각 사업부별 밸류에이션을 산출했고 결과는 놀라웠다. 보수적으로 가정한 보통주 주가는 210만원으로 현 시가총액 대비 44% 가까이 증가했다. 공격적으로 산정한 적정가치는 주당 253만원에 달한다.

 

물론 이는 하나의 시나리오에 불과하고 여러 제반여건을 감안할 때 현실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 이를 반박하는 보고서가 나온 것은 물론 삼성전자 역시 해당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상승 여력이 각각의 사업가치 측면에서 분석된 것은 시장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 삼성전자와 주요 지주사의 시장대비 주가수익비율(PER) 할인율(출처:신한금융투자)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 측면의 가치 상승 가능성은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시장대비 19% 더 낮고, 자기자본이익율(ROE)은 6% 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외에 삼성그룹주 전반에 대한 기대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지난 5월 삼성그룹주 상승률은 8.4%에 달하며 코스피 상승률(2,3%)를 크게 웃돌았다. 5월 들어 삼성그룹주가 없었다면 코스피는 현 지수보다 30포인트 이상 낮았을 전망이다.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삼성그룹주 펀드는 과거부터 우수한 성과를 보이며 빠른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들어 중소형주 장세가 펼쳐지면서 부진해졌고 펀드환매까지 겹치며 운용규모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올해에는 지배구조 개편 이슈와 함께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난해와 달리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신흥국 시장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외국인들의 매기도 이어지고 있다.

 

◇ 삼성의 장악력 증가는 증시에 毒?

 

삼성그룹에 관심이 치우치면서 일부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이미 삼성그룹주가 증시 시총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삼성SDI와 에버랜드의 상장으로 삼성의 장악력이 과도하게 커지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우선주를 포함한 삼성그룹 24개 상장사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3월 25%대에서 이달초 최대 28%선까지 높아졌다. 여기에 삼성SDI 시가총액은 15~20조원, 삼성에버랜드는 8~9조원까지 예상되고 있다. 기존 삼성그룹주의 추가 상승을 감안하지 않고 단순 계산하더라도 이들을 포함한 삼성그룹주의 시가총액 비중은 30%에 달해 거의 증시의 3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게 된다.

 

▲ 삼성그룹주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 크레듀 제외(출처:우리투자증권)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주에 대한 투자자금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삼성그룹주와 여타 종목군과의 주가 차별화가 더 심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염동찬 LIG증권 연구원도 "5월 증시가 삼성그룹주 위주로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증시는 좋지 못했다"며 "전체적으로는 상승종목보다 하락 종목수가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부각된 후 중소형주들은 금새 빛을 잃었다. 대개 대형 업종이 강세를 보이면 중소형주 관심도가 약화되는데 삼성그룹주의 지분재편이 진행되면서 단기적으로 중소형주의 관심이 떨어진 것이다. 

 

삼성그룹주가 다소 과열기미를 보이고 있어 상승이 일단락되면 중소형주의 일시적인 회복이 가능하지만 삼성그룹 이슈가 상당히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가뜩이 외면받던 코스닥 시장에는 지금보다 더 큰 먹구름이 드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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