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애정은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중국계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꾸준히 유입됐고, 한국이 발행한 달러 채권에는 미국인 투자자들이 몰렸다.
24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올해 4월부터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된 가운데 중국계 자금이 6개월 연속 꾸준히 들어왔다.
한정숙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대외투자를 위해 적격국내기관투자자(QDII) 허가 이후 민간 자본 비중이 커지면서 해외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자금시장에서도 한류 열풍이 일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1분기 QDII 펀드 투자 대상 국가 중 한국은 전체 투자액의 5.8%를 차지하며 홍콩, 미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중국의 경기 회복과 지준율 인하 등으로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고, 엔화 약세 기대가 감소하는 일본보다는 한국 쪽에 중국인들이 더욱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 중국인 코스피 누적 순매수 추이(2008년1월부터)(출처:하나대투증권)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 투자자들이 한국 채권에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한국이 발행한 달러채 가운데 상당 비중을 미국 투자자들이 낚아챘다는 얘기다.
WSJ은 한국이 아시아 지역내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평가되면서 기록적인 속도로 자금이 유입됐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들의 한국 달러채 인수 비중은 지난해 13%에서 50% 가까이로 늘었다.
이처럼 미국 투자자들이 늘어난데는 한국이 일본이나 중국보다 높은 A+ 신용등급(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기준)을 부여받으면서 안전한데다 수익률도 어느정도 높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들어 발행된 전체 달러채 규모는 17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 62억달러의 2배를 훌쩍 넘어선다. 이중 정부가 발행한 달러표시채권 10억달러 가운데 미국 투자자들이 차지한 비중은 48%로 절반에 육박했다. 정부 발행 달러채는 4.13%의 쿠폰 금리를 제공했다. 또 4.75%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은행 달러채는 10억달러로 규모로 발행돼 이중 중 33%를 미국인 투자자들이 가져갔다. KT가 발행한 6500만달러 규모의 달러채는 미국 투자자 비중이 70%나 된다.
챠량린 웨스턴에셋운용 이머징채권 담당 공동수석은 "한국 채권은 아시아 채권 가운데 안전하면서 선진국 시장과 같은 신용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국내 채권시장에는 807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두달간 들어온 자금 규모는 1조원이 넘는다.
다만 한국물이 최근 많이 오르고 있는 반면 중국의 경우 연초 회사채 디폴트 우려가 부각된 후 잠잠해지면서 가격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달러채 단기물을 팔고 중국 위안화 채권인 딤섬본드로 교체하는 움직임도 일부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WSJ는 미국이나 유럽 등이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여전히 한국물에 대한 수요가 크다며 미국 국내채권을 주로 담았던 펀드들이 한국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