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늦어지는 후강퉁..도대체 왜?

  • 2014.10.27(월) 10:03

후강퉁 시행일정 불투명..홍콩 시위 등이 영향 줘
여전히 시기의 문제..증권사들, 11월중 출범 기대

당초 27일로 점쳐졌던 후강퉁 출범이 11월 이후로 연기되는 분위기다. 올해 말은 물론 내년으로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후강퉁을 기다려왔던 투자자들은 물론 거래 준비에 심혈을 기울인 증권사들도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시행 시기가 늦어질 경우 후강퉁에 대한 열기가 지금보다 못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후강퉁 지연 사유로는 기술적 문제보다 제도나 지난 9월 불거진 홍콩 민주화 시위가 지목된다. 여전히 시기의 문제라는 얘기다. 증권사들도 아직까지는 11월 중 출범을 낙관하고 있다. 

 

◇ 불안한 행보, 결국 우려가 현실로

 

후강퉁은 본래 출범시기가 10월 중순으로 기대됐다. 지난 4월 리커창 총리가 후강퉁 제도를 6개월 안에 시행하겠다고 언급한 후 이와 맞아떨어지는 시점이다. 그러나 10월 중순을 넘겼고 27일 시행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이 역시 지나면서 공식출범 시기는 불투명해졌다.

 

이날 출범 불발은 어느정도 예견됐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CSRC)는 후강퉁 시행 2주전 증권사들에 후강퉁 시행일을 통보하겠다고 했지만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다. 27일이 임박하면서 시장은 지난 24일 오후에라도 중국에서 발표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의 끈을 놓치지 않았지만 외신에서는 출범이 연기될 수 있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아시아 은행들과 투자자들이 중국 규제당국에 후강퉁 시행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세금 제도나 결제일 차이 등에 대한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ofma)는 지난 17일 홍국 규제 당국에 공식적인 출범 한 달 전에 충분한 고지를 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결국 홍콩증권거래소는 26일 후강퉁 시행 시기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홍콩거래소는 "27일 출범에 대한 기대가 있었고 기술적으로도 준비가 돼 있다"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후강퉁 출범 승인과 관련된 고지를 받지 않아 정확한 시행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콩 향항상보(香港商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예정됐던 후강퉁 출범 세레모니가 돌연 취소된 후 추가적인 시간표가 나오지 않았으며 일부 소식통을 인용, 후강퉁이 연말 이전에 시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기도 했다.

 

시행 연기 이유로는 기술적 부분보다는 세제나 지난 9월 발생한 홍콩 민주화 시위 등이 거론된다. 찰스 리 홍콩거래소 이사장은 "기술적인 준비가 완료된 만큼 홍콩 시위가 연기 요인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시위로 여행과 소매업 등이 타격을 받았고, 지속된다면 금융시장 심리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 여전히 시행 여부가 아닌 시기의 문제

 

물론 후강퉁 출범 일정이 연기됐다고 출범 자체가 완전히 취소된 것은 아니다. 홍콩거래소 역시 기술적인 시행 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혔고 그간 후강퉁 시범 증권사로 선정된 중국 증권사들은 거래 테스트를 마치고 공식출범을 기다려왔다.

 

후강퉁 시행 계획을 밝힌 장본인인 리커창 총리 역시 최근 "중국 정부가 후강퉁 개시 일정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도 "출범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출발 신호에 준비가 돼 있느냐"라고 밝혀 시행 의지에는 변함이 없음을 시사했다.

 

안나 바이 잉슈 초상증권 애널리스트는 "후강퉁 지연에 대해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CSRC 내부적으로 추진이 결정돼 있고 올해 중국 정책당국이 가장 주력하는 사안이어서 반드시 시행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홍콩거래소도 할지 말지의 문제가 아니라 시기의 문제에 국한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향항상보가 인용한 한 애널리스트는 "후강퉁 거래 시스템 개선이 이뤄진다면 지연 자체가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또 늦어지면 김 빠질라..11월 중 실시 기대

 

아무래도 그간 27일 시행시기로 보고 투자 준비를 해온 투자자로서는 당장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후강퉁이 시행되기 전에 열기가 일부 식어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후강퉁 거래를 위한 시스템 개발과 투자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에 전력해왔다. 다만 증권사 관계자들은 시행시기 지연에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크게 늦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의 후강퉁 실무 담당자는 "현지 증권사 쪽 동향을 알아보니 시행시기를 11월로 보고 있고, 크게 늦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홍콩 시위 문제가 연기요인으로 지목된 만큼 추이를 보며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지난주 일부 증권사들이 후강퉁 거래를 위한 시스템을 오픈했고 준비는 이미 다 갖춘 상태"라며 "시행시기가 크게 늦어지지 않는다면 타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무적인 준비는 끝났고 현재로서는 최종 사인만 남은 것으로 본다"며 "중국 정책당국 특성 상 언제일지 명확치는 않지만 시행시기를 11월 초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늦어지면 후강퉁을 준비해온 투자자나 증권사로서 기운이 빠질 수 있겠지만 무한정 늦어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