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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마켓 키워드]④재테크 1%의 전쟁..ISA계좌 `태풍의 눈`

  • 2014.12.11(목) 09:49

한 계좌로 다양한 상품 이용..투자활성화 기대
英·日 호응 높아..겸업화 측면 증권사 득실 분분

저금리에 각종 세금 부담까지 돈 굴리기는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이제 예금만으로는 변변한 수익률 내기가 어렵게 되면서 자산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쏟아진다.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선뜻 결정이 쉽지 않은 게 현실. 여전히 국내 금융자산 중 예금과 보험 등 안전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다.

 

보다 못한 정부는 세제혜택까지 부여해 효율적인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개인자산관리종합계좌(ISA)를 내년부터 도입한다. 이미 국내에서 소득공제형 장기펀드나 비과세 재형펀드가 존재했지만 크게 호응을 얻지 못한 만큼 증권업계는 ISA 도입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 활성화 측면에서는 득이지만 겸업화 측면에서는 희비가 크게 갈릴 수 있다. 

 

 


◇ 세금 안 내고 상품간 장벽 없는 만능계좌

 

ISA는 하나의 계좌에 예금과 적금뿐 아니라 펀드, 보험 등 여러 금융상품을 자유롭게 선택해 투자할 수 있는 계좌다. 일정기간 보유하면 정해진 한도 안에서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동일 계좌 내에서는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도 세금감면분을 토해내지 않아도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연간 납입한도 내에서 다양한 상품에 자유롭게 투자가 가능하고 세제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오로지 수익에만 신경쓰면 된다. 금융사들도 수익률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여력이 커진다. 무엇보다 평생 투자를 유도한다는 측면도 주목받고 있다.

 

물론 지난 3월 소득공제장기펀드를 비롯 세제혜택이 더해진 금융상품은 수없이 출시됐다. 그러나 일정기간 이후 혜택이 사라지는데다 가입조건이 제한되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개인자산관리종합계좌의 가입대상은 재형저축이나 장기펀드 가입 요건과 비슷한 수준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고액 자산가층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점은 아쉬움을 샀다. 저소득층과 중산층 투자확대와 재산형성을 돕는 것이 목적이다보니 가입대상자가 제한된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장펀드나 재형저축 같이 가입자 제한을 두게되면 선진국처럼 흥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등은 개인 소득과 상관없이 국내 거주하는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했다. 


◇ 英·日 벤치마킹, 주식투자확대 유도

 

ISA 도입은 투자활성화 측면에서 증권운용업계에 반가운 호재다. 올해 ISA를 도입한 일본은 물론 영국은 비교적 높은 호응을 이끌면서 투자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SA는 영국 국민의 40%가 이용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계좌계설 3개월만에 수탁고가 1조엔을 돌파하는 등 빠른 속도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투자상품에서 예금을 명시적으로 제외하면서 배당주나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일반 주식이 고객 니즈가 높은 상품 가운데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 일본판 개인자산관리종합계좌(ISA)인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에서 고객 니즈가 높은 상품(출처:자본시장연구원)

 

1999년 일찌감치 ISA를 도입한 영국 역시 현금형과 주권형 ISA를 동시에 운영하면서 전반적인 자산축적과 함께 주식투자가 확대됐다. 증권형 계좌의 경우 펀드와 신탁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들의 장기 자산 축적은 물론 자본시장 발전에도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황원경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일본의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도입으로 일본 증시 하락세가 완화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향후 주식시장 자금 유입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노무라는 향후 5년간 연평균 1조3000억엔의 개인자금이 NISA를 통해 일본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ISA에서 차별화가 일어나며  강점을 보일 증권사 찾기도 나타나고 있다. 은행과 보험, 증권을 모두 아우르는 측면에서 은행계열 증권사가 유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유안타증권은 NH농협금융지주에 인수된 우리투자증권과 다양한 자회사를 보유한 한국금융지주가 ISA의 성공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 겸업화 대세..증권사별 차별화 진행될 듯

 

올해 국내에서는 펀드슈퍼마켓이 출범했고 비교적 성공적으로 정착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주목받은 것이 독립투자자문업자(IFA) 도입이었고 ISA 도입으로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IFA는 본래 올 하반기에 도입될 예정이지만 중개 대상이 펀드에만 국한됐고 상품군이 확대되는 ISA 도입이 논의되면서 IFA 도입도 잠시 늦춰졌다. ISA가 도입되면 IFA의 중개 영역도 넓어지고 투자자가 누리는 선택의 폭도 커질 수 있다.

 

본래 IFA 도입시 본연의 역할을 감안해 소비자에 다양한 금융상품을 권유하는 자산관리 채널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돼왔고 ISA 도입으로 앞당겨질 수 있게 된 것이다.

 

IFA와 ISA는 결국 증권과 은행, 보험 등 겸업화와 직결된다. ISA가 주식 등 예금 외의 다양한 투자활성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고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경우 복합점포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들과 달리 복합점포 등 다른 금융사와의 연계가 쉽지 않은 증권사들의 경우 과실을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은행 중심 금융그룹, 비은행 금융그룹, 중소형 증권과 보험회사 간의 고객과 점포 수 상품 다양성 측면에 큰 차이가 있어 시너지 효과가 금융사 규모에 따라 차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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