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빅5' 중 맨 먼저 올해 1분기 실적을 내놓은 대우증권의 '어마무시' 실적에 대해 증권가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로인해 2분기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깜짝 실적을 가져온 요인들이 구조적 개선보다는 증시 상승이나 금리 하락 등에 기인한 만큼 이익 모멘텀이 지속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쓴소리도 없지 않다.
◇ 기대 이상..2분기도 '맑음'
대우증권은 올 1분기 1110억원(연결기준)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1000억원 안팎의 시장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기대했던대로 일평균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고 채권평가이익 수혜도 꽤 컸다.
게다가 300억원 규모의 성과급 재원을 1분기에 선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얻은 성과여서 더욱 값지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지금의 우호적인 증시 분위기를 감안할 때 2분기에도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호평 일색이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대우증권의 목표주가는 2만원 이상으로 높여잡거나 유지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높아진 시장 예상마저 뛰어넘는 실적을 시현하면서 기대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며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금 이동 수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대우증권의 목표가를 1만9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상향했다.
한기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대우증권은 다른 증권사와 다르게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서 업황 회복으로 영업 레버리지가 극대화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2만2000원으로 높였다. HMC투자증권도 1만3000원에서 2만1400원으로 한껏 높여 잡았다.
◇ 금리 바닥 고려하면 이익 지속성 의문
그러나 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우증권의 대규모 이익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1분기 모멘텀이 금리 인하에서 비롯된 만큼 추가 금리 하락이 어려워지면 꾸준한 이익 상승도 지속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멘텀이라는 춤을 계속 추기에는 부적절한 음악이 흐른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대우증권의 1분기 순익이 예상을 상회했지만 생각보다 트레이딩 의존이 높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우증권의 전통적 강점이던 오프라인 브로커리지가 회복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전기에 비해 늘어난 순영업수익 대부분이 S&T(세일즈 & 트레이딩) 이익인 점은 남은 분기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1분기에 금리 인하로 채권과 주식 가격이 동시에 상승해 이익이 폭증했는데 금리가 바닥을 찍었다는 논평이 잇따르고 있다"며 "S&T 부문 실적을 견인한 '낮은 변동성과 주식 채권 가격의 꾸준한 상승'이라는 혜택이 지속되기는 버겁다"고 말했다. 성과급 역시 수익에 비례한 성과급 구조를 감안하면 일회성 요인으로 취급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은 대우증권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앞선 한기현 현대증권 연구원도 1분기에는 금리 하락이 트레이딩 손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연내 금리 상승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트레이딩 이익의 지속성은 낮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