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난해 9월에 내놓은 '카카오페이'는 국내 최대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간편결제 서비스다. '국민 메신저'에 신용카드 결제 기능을 추가한 개념이라 이용자 확장이 다른 어느 서비스보다 크다. 카카오톡 내에서 뚝딱 가입할 수 있고, 선물하기나 콘텐츠 구매 등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게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친밀성을 기반으로 카카오페이는 작년 9월 출시 이후 1년만에 500만 이용자를 확보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본체인 카카오톡의 가입자가 국내 3800만명을 포함해 총 1억7000만명임을 감안하면 이용자수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톡이라는 친근한 플랫폼은 오프라인 영역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6월에 하나카드와 손잡고 내놓은 체크카드다. 이 카드는 모바일과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결제할 수 있게 만들었고 무엇보다 카카오톡 캐릭터를 활용한 톡톡 튀는 디자인으로 제작돼 젊은층으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
▲ 카카오가 하나은행과 내놓은 카카오페이 체크카드. |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를 생활 밀착형 결제 서비스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공공기관 등과 협의해 카카오페이로 전기세나 지방세 등 공과금 납부 결제수단으로 특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들어 서울시와 업무 협약을 맺고 지방세 납부시스템 개발에 착수,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서울 시민은 카카오톡으로 지방세 납부 고지서를 받아 카카오페이로 세금을 낼 수 있다. 서울시 지방세 납부 시스템이 정착되면 카카오는 다른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포인트 적립 기능도 추가했다. 다양한 제휴사의 포인트 적립과 관리 및 쿠폰 사용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 기능은 현재 아모레퍼시픽, 씨유(CU), 에스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하나투어 마일리지클럽 등 총 5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카카오페이는 지금의 온라인 결제 영역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활용 범위를 점차 넓혀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잡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페이가 결제에 특화됐다면 작년 11월 출시한 '뱅크월렛카카오(이하 뱅카)'는 은행 연계계좌 기반 송금 및 결제, 즉 모바일지갑 서비스다. 뱅카는 지난 6월말 누적가입자(앱 다운로드)수 160만명에서 8월초 170만명을 돌파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중은행 17곳과 우체국 등 총 18개 제휴 은행을 확보했다.
아직 참여 은행들이 송금 수수료를 받지 않는 등 여전히 시험판 성격으로 서비스되고 있지만, 카카오가 뱅카에 거는 기대는 크다. 뱅카는 은행과의 제휴를 통한 송금이 주 기능이다. 송금은 은행의 기초 업무다. '핀테크(Fintech)'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카카오에게 뱅카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교두보 역할인 셈이다. 여기에 카카오페이라는 생활 밀착형 결제 서비스가 결합돼 경쟁력을 배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는 탄탄한 이용자에 비해 가맹점 확보 경쟁력은 다른 서비스에 비해 떨어진다. 9월초 기준 카카오페이 총가맹점수는 270여개에 불과하다. 경쟁 서비스 '네이버페이'가 네이버 플랫폼 내 입점한 소호몰을 비롯한 백화점과 아울렛 등 5만9000개, 페이코(NHN엔터테인먼트)가 온라인 10만개·오프라인 10만개를 확보한 것과 비교된다. 카카오페이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가 활성화하려면 가입자 못지 않게 가맹점이 많아야 한다.
다른 서비스들이 쇼핑몰 플랫폼이나 대형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를 끼고 신용카드 가맹점을 많이 확보한데 반해 그렇지 못한 카카오페이는 가맹점 기반이 아직 약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맹점수를 꾸준히 늘리는가 하면 인터파크나 예스24, 티켓몬스터, 미스터피자 등 대형 가맹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