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함께 8월이 시작됐다. 증시도 정책과 실적 공백기로 접어들면서 무더위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일본은행(BOJ)을 기점으로 주요 통화정책 회의가 일단락된데다 실적시즌도 반환점을 돌면서 시선은 다시 경제지표로 모아진다. 국내에서도 이를 염두에 두고 국내외 거시지표에 따라 움직이는 대형 가치주에 관심을 기울이라는 조언이 여럿 눈에 띈다.

◇ 정책 ·실적 약발 느슨해질 때
지난주 일본은행(BOJ)을 끝으로 브렉시트 이후 연이었던 글로벌 통화정책 회의가 마무리됐다. 시장 기대만큼 공격적인 정책이 나오진 않았지만 긍정적인 분위기는 7월 내내 이어졌다.
그러나 8월은 다소 공기가 바뀔 전망이다. 오는 4일 영란은행(BOE)의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돼 있긴 하지만 미국과 유럽, 일본이 모두 9월중에 회의가 예정되면서 증시는 상대적으로 한산한 정책 공백기를 맞게 된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지만 이는 역으로 매수 강도가 향후에는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키우고 있다. 정책 기대감이 정점을 통과하면서 글로벌 유동성의 신흥국 쏠림현상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달러-원 환율이 주요 변곡점이자 외국인 수급 전환점이었던 1100~1120원선에 진입하면서 이들의 순매수 모멘텀 둔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실적 시즌도 반환점을 돌며 마감을 준비하게 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대형주 중심의 실적이 발표되며 유니버스 200종목의 금액기준 발표 진행률은 68%를 기록했다. 그간 증시 상승에 큰 몫을 한 만큼 상승 탄력을 둔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달 중순 이후 코스피의 추가 반등을 주도한 실적시즌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만큼 양호한 실적 시즌이 하방경직성을 강화할 수 있지만 더이상 상승모멘텀이 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美 소비 회복세 주목
유동성과 실적 모멘텀이 줄어들면서 시장은 다시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 발표된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에 이어 이번주는 고용지표가 관심이다. 향후 미국의 소비 지표 추이에도 관심이 많다.
미국 2분기 GDP는 전기대비 1.2% 증가에 그쳐 시장 전망치(2.5%)를 크게 밑돌았다. 1분기 GDP도 1.1%에서 0.8%로 하향 조정됐다. 이런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성장세 둔화 우려를 키웠다.
다만 투자가 부진한 반면 소비는 어느정도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하방 리스크가 크지 않음을 보여줬다. 미국의 GDP가 감소하긴 했지만 소비는 4.2%나 급증하면서 4분기만에 4%대 증가를 기록했다. GDP 기여도 중 재고투자가 1.2% 감소한 것 또한 재고 소진에 따른 생산과 투자사이클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크다.
브렉시트 우려에 더해 미국 경기 불확실성을 키운 것이 되레 시장에 큰 부담이었던 금리인상 지연 기대를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당장 이번 GDP 실망으로 9월보단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유안타증권은 짧은 미래의 경기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실업수당청구 등 단기실업 지표와 소비지표를 가장 중요하게 봐야할 것으로 판단했다.
◇ 가치주 주목하는 증권가
이처럼 유동성보다 경기로 시장의 관심이 이동할 때는 증시에서는 가치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된다. 대신증권은 "미국을 중심으로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바닥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가 좋을 때 증시에 나타나는 특징이 바로 가치주의 강세"라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도 "미국 소비 회복은 가치주 강세를 지속시키는 요인"이라며 "미국 경제 회복 기대감이 경기민감주와 가치주에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LIG증권은 "미국 정책 변화가 가시화된 시점에서 가치주를 주목하라"며 "다만 배당주 관점보다는 실적기대주 관점에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정책과 실적관련 모멘텀이 소강국면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 코스피가 한박자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이번 조정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좋아 보이며 시총 상위 대형 가치주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