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중 굵직한 법 시행이 잇따르면서 증시도 분주하다. 오는 9월28일부터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도입되면서 내수주가 울상짓고 있는 가운데 역수혜주 찾기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오는 13일에는 '원샷법'으로 불리는 기업활력제고법이 시행된다. 원샷법의 경우 기업들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을 지켜봐야 하지만 시장은 긍정적인 측면에 상대적으로 더 주목하고 있다.
◇ 김영란법에 내수주 울상..수혜주도 있다
지난주 김영란법 합헌 판결 이후 내수업계에는 탄식이 가득했다. 김영란법 시행령은 금품수수 금지 조항의 예외가 되는 가액 범위 한도를 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으로 각각 정하고 있어 향후 유통업게 매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증시 역시 비상이 걸렸고 내수주는 일제히 부진한 모습이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등 백화점주는 물론 이마트와 롯데쇼핑 등 마트와 홈쇼핑주도 맥을 못췄다. 음식료와 주류, 선물용으로 많이 활용되는 화장품 관련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영란법은 명절 때 고가 선물세트와 상품권 판매 비중이 높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정육과 건강식품, 청과 등 명절선물세트의 90% 이상이 5만원 이상의 가격이 책정된다. 시행일이 9월28일이어서 올해 추석 연휴(9월14~16일)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내년 설 부터는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이런 가운데 편의점 관련주는 김영란법 수혜주로 되레 부상 중이다. 편의점의 경우 선물세트 단가가 낮고 판매 비중 자체도 크지 않아 향후 관련 상품의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품권 역시 판매비중이 적어 김영란법 영향에서 자유롭다"며 "상대적인 프리미엄이 갈수록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편의점 외에도 단가가 적은 제빵 기업과 닭고기와 돼지고가 관련주도 한우보다 단가가 낮다는 이유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다만 김영란법이 오래전부터 예견되면서 시장에 일부 선반영됐고 추후 실제 타격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 원샷법, 긍정적 시각 우세
13일 시행되는 원샷법은 기업이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자발적이고 선제적인 사업개편을 추진할 경우 상법, 공정거래법, 세법 등의 절차 간소화와 비용절감을 지원하는 법으로 3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이를 위한 기업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수 있어 M&A 촉진법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증시에서도 원샷법이 시행된 그룹 내에서 부실하거나 실적 불확실성이 큰 자회사의 구조조정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기업들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구조조정에 따른 단기 충격이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우호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옛 삼성테크윈인 한화테크윈의 사례를 들며 2014년 11월 M&A 이후 5개월간 한화와 한화테크윈 주가가 68%와 29% 각각 상승했다며 증시에 호재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현 시점에서 기업 수혜 가능성 판단은 불분명하지만 부실 사업 부문을 보유한 대기업 집단이나 중소형 지주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나금융투자는 관련 기업으로 삼성그룹 내 건살과 중공업 등의 사업재편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지주회사의 경우 과잉공급분야의 자·손회사가 원샷법 적용을 통해 개선된다면 그간의 리스크 요인이 해소되면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안타증권은 원샷법 통과로 주요 부실 자회사의 구조조정이나 인수를 통한 경쟁력 강화 등이 추구된다면 해당 지주사의 밸류에이션 할인율이 축소될 수 있다며 SK, LG, GS, CJ 등 순수 지주사와 삼양홀딩스, 한화 등을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