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2014년 말 통합 출범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희망퇴직으로 적잖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믿는 구석’이 있다. 한국거래소 지분 2% 매각으로 400억원이 넘는 차익을 쟁여놓고 있어서다. 올 하반기 경영실적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현재 사측과 노동조합이 희망퇴직 대상 및 조건 등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 7~8일 노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81.7%로 희망퇴직이 결정된 데 따른 것으로, 사측과 노조는 이달 말까지 세부 협상안을 마련해 공개할 계획이다.
2013년 4월 농협금융지주에 인수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은 옛 NH농협증권과의 합병(2014년 12월)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2014년 6월 412명(옛 NH농협증권 196명 포함 608명)에 대한 명예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근속연수 7년 이상인 정규직 직원 중 만 44세 이상 과장(혹은 해당직급 8년차), 49세 이상 차장(해당직급 10년차)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근속연수 20년 이상 부장의 경우 24개월치 급여와 생활안정자금, 특별상여금 등을 포함, 최대 2억4300만원이 지급됐다. 부부장급과 차장급은 각각 최대 2억2600만원, 2억2500만원 수준이다.
우리투자증권이 당시 퇴직금으로 소요된 비용은 총 654억원으로 1인당 1억5900만원 수준이다. 2014년 1분기 25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우리투자증권이 2분기 315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것도 이 같은 퇴직금 비용 때문이다.
아직은 대상 인원 등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업계에서 추산하고 있는 이번 NH투자증권의 희망퇴직의 인원은 대략 300명 수준이다. 2014년과 동일한 조건으로 따져보면 NH투자증권은 퇴직금으로 대략 476억원(300명×1인당 1억59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최근 한국거래소 지분 매각으로 상당한 차익을 남긴 상태다. 한국거래소 지분 8.26%(165만1642주·선물 자회사 NH선물이 보유중인 0.8% 포함) 중 2%가량을 지난 2일 한국증권금융에 매각했던 것. 자본시장법상의 ‘거래소 지분 5% 초과 소유 금지 조항’에 따라 옛 NH농협증권 합병 전부터 초과분 3.26%에 대한 매각을 추진해오다 2년여만에 매각이 이뤄졌다.
NH투자증권이 소유중인 거래소 지분 8.26%의 주당취득가는 1만원(액면가 5000원) 남짓이다. 반면 매각가격은 주당 12만원 안팎으로 NH투자증권은 이를 통해 약 430억원 규모의 차익을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거래소 지분 매각차익으로 퇴직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국내 자기자본 1위(6월 말 연결 기준 4조5800억원)인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순이익 1312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순위로는 전체 증권사 중 메리츠종금증권(1334억원) 다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