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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승부수]①이해진 의장, 亞 찍고 유럽 찍고 북미 간다

  • 2016.10.21(금) 12:00

창업 18년만에 의장에서 전격 퇴진
최종 타깃 북미…공격적 M&A 예고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49) 이사회 의장이 네이버의 제2의 도약을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아시아 시장의 ‘라인(LINE)’ 성공 신화를 기반으로 글로벌 무대를 정조준한다. 창업 이후 18년만에 의장직을 전격 내려놓기로 한 것은 향후 최대 승부처가 될 유럽·북미 공략을 위한 의지의 표현이다.

네이버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한성숙 서비스 총괄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것과 맞물려 이해진 현 이사회 의장이 의장직에서 물러난다. 지난 1999년 옛 네이버컴(현 네이버의 전신)을 창업한 지 18년만이다. 이 의장은 등기이사직과 라인 회장직만 유지한다. 신임 의장은 향후 이사회에서 선임 예정이다.

 


이 의장의 행보는 1차적으로 유럽 시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유럽은 아시아와 달리 공략하기 만만치 않다”며 “지역적으로도 일본 등 아시아보다 거리가 멀어 라인 때와 달리 의장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해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럽 및 북미 시장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이어 ‘제2의 성공 신화’을 쓰기 위해 네이버가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다. 이 의장이 지속적으로 이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아시아보다 인터넷을 포함한 정보기술(IT)에서 한발 앞서 있고, 시장 규모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북미는 세계최대 검색업체 구글과 인맥구축서비스(SNS)의 신흥강자 페이스북 등 쟁쟁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몰려 있는 곳이라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무려 13년째 검색 점유율 70%대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검색포털 업계 ‘강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글로벌 무대에선 아직 걸음마 단계다. 또 ‘라인’이 일본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4개국에서 ‘국민 메신저’ 대접을 받을 정도로 성공했지만, 그외 지역, 특히 유럽과 북미에선 ‘와츠앱’에 밀려 존재감이 없다.

이 의장은 앞으로 유망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과 서비스 연구개발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앞서 지난달말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이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털의 유럽투자 펀드에 총 1억유로(한화 1244억원)를 출자키로 했다. 이 의장은 당시 펀드 설명회 자리에 참석해 유럽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및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국내 기업에 대해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언급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은 지난 7월 일본과 미국 증시에 동시 상장으로 총 1조5000억원의 '실탄'을 확보, 최근 보름간 1600억원을 투입하는 등 M&A 불을 붙이고 있다.

구글 등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이 끊임없는 인수합병을 통해 신시장을 개척하듯 네이버도 외부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빨아들이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 의장은 우선 유럽 공략에 진력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종적으로 북미를 타깃으로 하게 될 것”이라며 “유럽에 거처를 마련하고 현지와 국내를 오가며 신규 서비스 발굴 및 육성 등에 매진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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