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네이버 승부수]②한성숙·신중호 '투톱'에 미래를 걸다

  • 2016.10.21(금) 15:15

관리형 리더에서 IT전문가로 세대 교체
김상헌·이해진 경영 2선으로…체질 개선

국내최대 검색포털 네이버가 관리형 전문 경영인에서 정보기술(IT) 전문가 중심으로 경영 체제를 바꾼다. 빠르게 변하는 인터넷 환경에 적응하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세대교체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내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김상헌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IT 전문가이자 현재 네이버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한성숙 부사장을 내정했다. 한 부사장은 엠파스 검색사업본부장 등 인터넷 산업 초기부터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쌓은 이 분야 전문가다.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높고 실무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네이버 안팎에서는 한 내정자와 함께 회사를 이끌 또 다른 경영인으로 '라인(LINE)' 서비스를 총괄하는 신중호 글로벌총괄책임자(CGO)를 꼽고 있다. 신 CGO는 네이버가 지난 2006년 인수한 검색업체 '첫눈' 출신으로, 역시 검색 등 IT 분야 전문가다. 라인의 성공 신화를 쓴 주역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경영진 개편과 맞물려 신 CGO가 네이버 요직인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한 내정자가 네이버 서비스를, 신 CGO가 라인을 각각 책임 지는 '투톱' 체제가 구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로써 네이버는 관리형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 IT 전문가로 경영틀이 크게 바뀌게 된다. 김상헌 대표는 서울지법 지적소유권 재판부 판사 등을 역임하고 LG 그룹 역사상 최연소 부사장에 올랐던 인물. 법조계와 대기업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지난 2009년 네이버 대표이사를 맡았다.

 

김 대표는 재임 기간 동안 게임 사업부문(현 NHN엔터테인먼트) 분할과 라인 상장 등 굵직한 변화를 추진했다. 아울러 경영 효율화와 안정화에 중점을 두면서 네이버의 외형을 크게 불리기도 했다. 지난해 네이버 연결 매출은 3조2500억원으로 김 대표 임기 초반인 2009년 매출(1조2300억원)에 비해 거의 3배 가량 늘어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 이후에는 경영 자문으로서 네이버 글로벌 성장을 돕는 역할을 맡는다. 아울러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은 의장직을 내놓고 유럽과 북미 시장 공략에 몰두하게 된다. 네이버의 안정적 성장을 일군 전문 경영진과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대신 IT 전문가 두명이 서비스를 진두지휘하는 모양새가 된다.

 

네이버가 IT 전문가로 경영 체제를 바꾸는 것은 그만큼 인터넷 시장 환경이 빠르게 바뀌면서 새로운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노력으로도 해석된다. 네이버 최대 라이벌이라 할 카카오도 지난해 이석우·최세훈 공동대표 체제에서 IT 투자 전문가인 임지훈 단독대표 체제로 경영틀을 바꾼 바 있다.


미국의 구글 역시 지난해 지주사 알파벳을 설립하고 래리 페이지 CEO가 지주사로 넘어가는 대신 IT 전문가인 순다르 피차이 부사장이 구글 CEO를 맡는 등 세대교체를 이룬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11년에는 관리형 리더인 에릭 슈미트 CEO가 공동 설립자인 래리 페이지에게 CEO 자리를 넘겨주고 회장직을 맡은 바 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