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트럼프에 울고 웃는 증시다. 지난주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함께 환율전쟁 우려를 증폭시키더니 금주 들어서는 세제개편 기대감이 무르익으면서 득실 따지기가 더 만만치 않아졌다. 트럼프가 만지작거리고 있는 감세카드는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이 즐겨써온 정책이고 효과도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미국에 나쁘지 않다면 국내 증시로서도 손해볼 것이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 감세 기대에 다시 두근대는 증시
트럼프 당선 직후 재정정책의 키워드는 인프라 투자에 좀더 맞춰졌지만 세제 개편 역시 중요한 축을 차지한다. 통상 공화당 출신의 대통령들은 감세 정책을 펼쳤고 효과도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됐다.
트럼프 정책을 가늠할만한 비교대상으로 자주 거론되는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경우 취임 첫해 개인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를 단행했다. 트럼프 역시 친기업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고 대대적인 세제개혁을 약속한 터러 시간이 갈수록 세게 개편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존 공약 상으로는 법인세를 35%에서 15%로 대폭 인하하고, 최고소득세 39.6%에서 33%로 인하, 연 소득 5만 달러 이하 가구 면세, 상속세 폐지 및 증여세 감면, 자국 기업들의 해외 수익 국내 이전시 감면 혜택 등이 담기는 등 상당히 포괄적이고 구체적이다.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았지만 규모는 올해 국내총생산(GDP)대비 1.2~2.4%로 부시 집권 초기인 2001년 0.8%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고 1981년 레이건(1.9%) 때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과거 증시 부양 효과 '뚜렷'
감세안은 가계와 기업의 세금부담을 줄여 소비와 투자를 촉진시키는 것이 최종 목적이다. 당연히 미국의 경제 성장에는 상당한 득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경우 소비 중심 국가이기 때문에 특히 더 파급이 크다.
실제로 감세정책이 있던 2001년~2004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1.0%(2001년)에서 3.8%(2004년)까지 2.8%포인트나 높아졌다. 골드만삭스도 "감세안 실시로 미국의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GDP 성장률이 0.4~0.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에도 레이건 대통령이 감세 정책을 펼친 1~2년간 소비재와 금융업종 등이 강세를 보였다. 취임 첫 해인 1981년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대비 경기소비재의 상대 수익률은 11%, 필수소비재는 22.4%에 달했고 이듬해에는 경기소비재가 27%, 필수소비자가 16% 각각 더 상승했다.
레이건 1기 전체를 비교해도 소매, 음식료, 개인 및 가정용품 업종의 수익률은 S&P500지수를 각각 115%포인트, 71%포인트, 49%포인트 웃돌았고 임기동안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상승세 기록했다.
◇ 코스피 수혜도 확신
감세 정책이 힘을 받고 실제 효과를 낸다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코스피 수익률과 이익에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도 주목받는 투자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 분석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미국 경제성장률이 0~1% 수준인 국면에서 코스피 연간 수익률은 평균 4%, 1~2% 수준에서는 6%, 2~3% 국면에서는 10%로 의미 있는 수익률 변화가 발생했다. 3% 이상 수준에서는 32%에 달한다. 올해의 경우 미국은 2.3%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코스피 영업이익증가율 또한 미국 경제성장률이 0~1%일 때 3%, 1~2%일 때 12%, 2~3%일 때 12%, 3%이상일 때는 31%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업종의 경우 레이건 1기 당시 감세 정책 요인만을 감안했을 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 기대로 전기전자와 운수장비가 강세를 보였다. 최근 트럼프 집권을 전후로도 정보기술(IT) 업종이 강세를 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