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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어 현대차...지배구조 이슈 증시 더 달굴까

  • 2017.03.22(수) 11:27

코스피 사상 최고치 돌파 새 동력으로 부상
가능성 없지 않지만 펀더멘털 부재는 '부담'

코스피지수가 역사적 고점을 50여 포인트 남겨뒀다. 22일 다시 장중 조정을 받고 있지만, 근 2년 만에 2200선에 근접하며 사상 최고치 돌파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삼성전자의 독주만으로 코스피지수가 오르던 상황에서 전날(21일) 현대차의 가세는 최근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지배구조 개편 이슈의 위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다. 외국인들의 매수 이유로도 행동주의 투자 강화가 꼽히면서 과거보다 고점 돌파 동력을 하나 더 장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이슈 바통 터치 

 

전날 현대차는 전일 대비 9% 가까이 급등하며 시가총액 2위 자리를 탈환했다. 그러나 현대차가 급등한 데는 실적 요인보다는 그간 상대적으로 주가가 오르지 못한 데 따른 저평가 요인과 함께 지배구조 개편 이슈 기대가 크게 작용했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계열사 전반이 크게 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증시에서는 최근 현대차 그룹이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수취하기로 하면서 지주사 전환 기대감이 불거졌고 외국인 매수가 대거 유입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현대차의 비상은 최근 삼성전자의 신고가 행진과 맞물려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의 위력을 새삼 확인해줬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산업 호황과 맞물려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증시 상승 탄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그 선봉에 서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실제 확인은 어렵지만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 유입을 두고 실적 요인 외에 행동주의 투자가 확산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K증권은 "행동주의투자자를 중심으로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고 국내 기업들의 현금 흐름이 크게 증가한 것도 행동주의 투자자에게 우호적"이라며 "외국인 입장에서는 최근 환율 하락과 함께 코스피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 일부 엿보이는 실마리들 

 

현대차의 경우 정몽구 회장이 아직 건재하다는 이유만으로 그간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다. 하지만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와 함께 방대한 현금 보유량으로 현대차 역시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계속 주목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상법개정안이 추진되고 있고, 삼성마저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상황에서 현대차그룹만 홀로 이를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KTB투자증권은 "지배구조 규제 강화와 기존 순환출자 해소를 강제하는 법안이 발의된 것을 감안할 때 지배구조 개편이 추진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단 그룹의 움직임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앞선 현대차의 브랜드 수수료 수취 외에도 올해 2월 현대글로비스 지분 보호예수 해제 역시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서 정의선 부회장의 보유자산 활용 차원에서 주목받는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은 지배구조 개편 시그널이 뚜렷하게 부각될 경우 목표 주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여러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먼저 출자구조 정리를 위해 계열사들의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와, 현대차의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의 분할 및 합병이 발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합병을 위한 주총 특별결의 요건 충족을 위해 분할 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뒤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당장은 순환출자 해소와 정의선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확대를 해결하는 수순에서 최소한의 변화를 예상했다. 핵심순환출자 고리인 기아차-모비스 연결고리를 끊으면서 모비스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평가다.

 

이외에도 모비스의 인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나 기아차와 정의선 부회장의 글로비스 지분 스왑 등도 거론되지만 둘 다 약점을 내포한다. 모비스 인적분할 시에는 정의선 부회장의 모비스 지분이 부재하고, 현대차 등이 보유 중인 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지분 스왑 시에는 양 사의 지분가치가 2조7000어원에 달해 현금 마련 부담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 아직 가능성 불과..펀더멘털도 부족 

 

다만 다양한 가능성에도 삼성전자와 달리 현대차의 경우 아직 펀더멘털 요인이 뒷받침되지 않은 데다 지배구조 개편 이슈도 삼성전자만큼은 성글지 않았다는 분석도 여전하다. 오랜만에 증시에서 전차(전자+자동차)군단의 쌍끌이 장세가 연출됐지만 현실보다 기대가 더 컸다는 얘기다.

 

대신증권은 "최근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지주사 전환의 전조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현대차 실적만 놓고 봐도 2018년까지 보면 개선 포인트가 있지만 당장 올 상반기부터 반영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오랜만에 역사적 고점 돌파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삼성전자를 빼면 실질적으로 증시가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코스피200 내 비중은 28.31%에 달했고 삼성전제를 제외한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거의 늘어나지 못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이후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는 여전히 제자리"라며 "이는 현재 증시 상황을 대표하는 모습"이라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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