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의 자사주 보유는 책임 경영 의지의 발로다. 증권업계에서도 이를 몸소 실천하는 CEO들이 여럿 된다. 올해 새롭게 수장 자리에 오른 증권사 CEO들도 예외 없는 모습이다. 특히 임원 시절부터 미리 차곡차곡 자사주를 산 뒤 CEO에 올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가장 최근 취임한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8만주 이상의 자사주를 보유 중이다. 권 사장은 한화증권 출신의 30년 증권맨으로 지난달 27일 새롭게 한화투자증권 수장을 맡게 됐다.
대개 CEO들이 수장에 오르면 책임 경영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서지만 권 사장은 한화투자증권에서 경영관리총괄 전무를 지내면서 미리부터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다 CEO에 입성한 케이스다.
권 사장은 지난 2009년 한화투자증권 상무 시절 2만주 이상을 매입한 후 2015년 3만주까지 자사주를 늘린 뒤 잠시 한화생명을 적을 옮겼다. 그러다 지난 3월 친정으로 다시 복귀한 뒤 권 사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3월 7일 6만6225주, 3월 15일 8만3225주까지 늘어났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CEO를 비롯해 임원들이 꾸준히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고 있다. 앞서 그룹 외부출신인 주진형 전 사장이나 한화생명에서 건너왔던 여승주 전 사장의 경우 CEO 취임 이후에 자사주를 샀다.
▲ (왼쪽부터)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 신요환 신영증권 사장, 이용배 현대차투자증권 사장 |
권희백 사장이 자사주를 늘린 후 한화투자증권 주가도 여타 증권주와 함께 비상하며 평가 차익도 쏠쏠해졌다. 권 사장이 자사주 보유분을 공시한 3월 초 2200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36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3월 취임한 이용배 현대차투자증권 사장 역시 현대차투자증권 수장을 맡기 전 부사장을 지내면서 미리부터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용배 사장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를 두루 거치다 지난해 현대차투자증권 영업총괄담당 부사장으로 증권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용배 사장 역시 부사장 시절인 지난해 5월 1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한 후 계속 보유 중이다. HMC투자증권에서 사명을 바꾼 현대차투자증권의 주가는 1만2000원대로 지난해 5월 대비 20%가량 뛰었다.
신영증권맨으로 30년 경력을 채운 후 올해 4월 신영증권 각자대표에 오른 신요환 사장도 2009년부터 자사주를 소량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9년 440주를 보유하다가 지난 4월 787주로 늘어났다.
이들에 앞서 서명석·황웨이청 유안타증권 공동 대표 등 꾸준히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는 증권사 CEO들이 여럿 된다. 유안타증권이나 미래에세대우 등은 임원들이 정기적인 자사주 매입을 통해 회사 가치 올리기와 주가 부양 의지를 꾸준히 드러내는 대표 증권사들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