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그룹의 회장 공모에 증권가도 주목하고 있다. 증권맨으로 꼽힐 만한 인물이 2명이나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김지완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외부인사로서 낙하산으로 분류되고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부적으론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성세환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재경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과 함께 빈대인 부산은행장 대행, 정민주 BNK금융경영연구소 대표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 BNK금융 회장 후보군 증권맨 '주목'
BNK금융지주 회장 공모엔 모두 16명이 지원했다. BNK금융지주는 지난달 28일 첫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서류 심사를 통해 후보군을 8명으로 압축했으며, 8명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회장 공모 지원자 가운데 이정환 전 이사장과 김지완 전 부회장 등 증권맨도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행정고시 17회로 재정경제부 등에서 공직생활을 한 이정환 전 이사장은 한국거래소에서 경영지원본부장에 이어 이사장까지 지냈다. 관료 출신이지만 한국거래소 역사상 처음으로 내부 발탁 이사장으로 기록됐다.
김지완 전 부회장 역시 대표적인 증권맨이다. 1998년 부국증권 대표를 시작으로 현대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를 연달아 지내며 증권사 CEO로서의 능력을 발휘했다.
◇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정부와 인연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정부와 인연이 깊다는 점이다. 경남 합천 출신인 이정환 전 이사장은 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부산시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으며 금융정책 조언을 맡았다.
이 전 이사장은 특히 2008년 3월 거래소 이사장에 취임한 후 1년 7개월만인 2009년 10월에 임기 1년 5개월여를 앞두고 자진 사퇴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사퇴 압력에 시달린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전 이사장은 이후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부산 남구에서 두 차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현재 차기 금융감독원장 하마평에도 오르내리고 있다.
▲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왼쪽)과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
◇ 외부출신으로 낙하산 논란
김지완 전 부회장 역시 대표적인 참여정부 인사로 분류된다. 부산상고 51회인 김 전 부회장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1년 선배로 부산·경남 인맥의 대표주자로 꼽혔다. 현대증권 사장 시절 경영 스타일이 노 전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부산상고 출신 금융인들은 노무현 정부에서 위력을 떨치다 정권이 바뀌면서 대부분 퇴진했지만 김 전 부회장의 경우 2012년까지 꾸준히 증권사 사장을 역임하면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다만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정부와 인연이 있다 보니 낙하산 논란도 거세다. 부산은행 노조는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고, 바른정당 부산시당은 아예 이 두 사람을 낙하산 후보로 지목하기도 했다.
◇ 외부출신 대 내부출신
BNK금융지주 회장 공모는 내부출신 대 외부출신의 경쟁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낙하산 논란이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실제로 외부출신인 이정환 전 이사장과 김지완 전 부회장은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지만 낙하산 논란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 전 이사장의 경우 이미 8명의 후보군에서 탈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부회장은 70세를 훌쩍 넘은 나이도 부담이다.
내부출신으론 박재경 회장 대행과 빈대인 부산은행장 대행, 정민주 BNK금융경영연구소 대표 등 현직 임원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박재경 회장 대행은 주가조작과 엘시티 특혜 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 성세환 전 회장 측 인사로 분류되면서 수렴청정 논란을 낳을 수 있는 만큼 빈대인 대행이나 정민주 대표가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