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상대로 무난한 결과를 내놨다. 10월부터 보유자산 축소를 예고했고,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였지만 긍정적인 경기와 여전히 낮은 물가 판단이 더 주목받았다.
증시도 일단 가던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 정보기술(IT)주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금리 인상과 경기 회복이 맞물리면서 은행주와 소재주 등이 유망주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다만 연말 금리 인상 시기가 다가올수록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 다소 매파적이지만 예상된 결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FOMC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 금리를 1.00~1.25%로 동결했다. 또한 10월 100억달러를 시작으로 자산 축소를 시작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연준 인사들의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도 예상 수준에 얼추 들어맞았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됐지만 물가 전망은 낮아지면서 내년 3회 금리 인상 속도를 유지했다. 이미 예견됐던 대로 12월에 한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면서도 물가 압력이 여전히 낮아 금리 인상 계획이 변경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놨다. 우려했던 허리케인 여파도 기우에 그쳤다. 일부 매파적이긴 했지만 시장으로서는 대체로 만족스러워할 만한 발언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시사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미국의 긴축 행보가 빨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 경기민감주·은행주 여전히 주목
연내 미국 연준의 행보가 명확히 그려지면서 이에 대한 증시 전략을 짜기도 수월해졌다.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확인되긴 했지만 물가 수준은 낮은 만큼 긴축 속도가 제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주식시장 상승을 주도한 IT와 경기민감주에 더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미국 금융 규제 완화 기대감과 맞물려 금융주에 대한 관심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확대가 은행주에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며 "소재와 산업재의 경우 달러 약세가 진정되며 단기적으로는 숨 고르기를 할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비중 확대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 연말 변동성·연준 인사는 변수
다만 12월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이를 전후로 한 시장 변동성 확대에는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12월 유럽중앙은행(ECB)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가능성과 미국 내 부채한도 협상 및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가 맞물리면서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달러화 약세가 주춤할 수 있는 만큼 달러 강세의 재개 여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부증권은 "연준의 자산 축소와 함께 장단기 금리 차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위험자산 할인율이 높아지며 주식시장에는 밸류에이션 조정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 연준이 세 자리나 공석 상태인 만큼 이 자리가 어떻게 채워지느냐에 따라 금리 인상 속도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한화투자증권은 "아직 의장직을 비롯한 빈자리에 어떤 인물이 배정될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매파적 인사로 메워질 경우 내년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어 시장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