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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War)킹맘 재테크]투자방식을 바꿔라

  • 2017.10.20(금) 10:02

⑪Part2. 투자실전: 주식을 대하는 자세


2017년 10월 20일.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알람 소리에 놀라 샤워를 하고, 어제 입었던 옷을 대충 다시 걸치고, 마르지도 않은 머리카락을 질끈 모아 묶으며, 아이 어린이집 준비물을 챙기며, 한쪽에는 쓰레기봉투를 들고, 한 손에는 노트북 가방을 들고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음아 나 살려라'를 외치며 아침을 시작한다. 하지만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이른 아침에도 오늘 무슨 옷을 입을지 몇 번이나 고민하고, 가방과 액세서리도 옷 색깔에 맞춰 골랐다. 기초부터 꼼꼼히 화장하고, 젖은 머리카락을 바짝 말려 고데기로 웨이브까지 넣은 후 향수를 칙칙 뿌려 마무리를 한 뒤 굽이 있는 뾰족구두를 신고 또각또각 도도하게 출근길을 나섰더랬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출근길도, 퇴근길도, 심지어 평소에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급하다. 걸음걸이가 어느샌가 빨라져 주위를 둘러보고 느긋할 틈이 없이 목표물을 향해 나아간다. 밥 먹는 속도도 마찬가지다. 이 밥그릇을 비우는 것만이 나의 목표인 양 입에 넣기 바쁘다. 아이와 함께 있을 때 빨리 쑤셔 넣던 버릇이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탓이다. 종일 정신없이 우왕좌왕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뭐 먹고 싶냐'는 질문에 '배 안 부르고 맛있는 것!'을 주문한 적이 많았더랬다. 음식을 음미하고 사람들과 못다 한 얘기를 나누며 도란도란 식사 시간을 보냈었다. 또 주위를 둘러보며, 주변 사람들을 살펴보며, 점심을 먹은 뒤 여유롭게 설렁설렁 산책하다 들어가는 걸 좋아했다. 커피 한잔 손에 들고 햇볕을 쬐면서 이 시간이 나의 하루를 보상해 준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여유 있게, 멋있게 산다고 자부했던 때가 있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더랬다.

일할 때만큼은 절대 흐트러지지 말자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최대한 집중해서 결과물에 오점을 남기지 않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가끔은 이해할 수 없는 실수를 하기도, 완성했지만 내가 만족스럽지 못한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그 부족함을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잊으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일에 있어서만큼은 누구에게도 지기 싫었다. 더 잘하고 싶어서 굳이 안 해도 되는 일을 벌여 원성을 사기도 했다. 내가 제일 잘하고 싶어서 튀기도 하고, 누군가를 시기하고 질투한 적도 있었더랬다. 멋진 결과물을 보면서 나 스스로 만족하며 뿌듯해하기도 했었다. 그땐 멋진 사람, 인정받는 사람,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더랬다.

이제 나의 삶은, 그리고 나의 생활은 너무도 많이 바뀌었다. 내가 노력해서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내가 바뀔 수 없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 나는 나를 바꾸는 대신 나의 주변 환경들을 조금씩 바꾸는 편을 택했다.


목표수익률 낮추고 손해를 인정하라

"재테크는커녕 집과 회사를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월급이 제때 들어왔는지도 못 챙겨요."
"월급이요? 어느 순간 통장 보면 대출이자, 카드값, 보험, 관리비 줄줄이 나가고 잔액이 없어요."
"주식은 계속 차트 보고 있어야 하는데 꿈도 못 꾸죠."
"아이 좀 크고, 여유 좀 생기면 생각해봐야죠."


워킹맘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하지만 과연 언제쯤이나 여유가 생길 수 있을까. 언젠가 삶이 바뀌고 나서 재테크를 해보겠다고 한다면 너무 늦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바뀔 수 없다면 투자 방식을 바꿔보자. 이제부터는 실전이다. 주식투자, 목표수익률을 낮춘다면 워킹맘도 얼마든 직접 투자할 수 있다.

주식으로 투자금의 2배를 벌었다더라, 3배를 벌었다더라, 어쩌다 한 번 있을 법한 얘기만 듣고 높은 목표를 잡았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높은 수익률을 노릴 수 있는 테마주와 작전주, 소형주에 투자하려면 실시간으로 매매 타이밍을 지켜봐야 한다. 또 100원도 잃기 싫어하는 우리의 성향상 높은 리스크가 감당이 되질 않는다. 살림과 회사, 아이 외엔 신경 쓸 틈 없는 워킹맘에게는 피해야 할 투자 패턴이다.

시중금리를 웃도는 수준의 중수익을 추구하자.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고들 하지 않나. 리스크에 대비해 분산투자도 필수다. 몇 개 종목에 적절한 비중으로 투자하자.


하루종일 차트를 보지 마라

워킹맘이 쉽게 주식을 시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이다. 시간이 '금'인 우리에게 직접 투자는 너무 먼 얘기다. 방법을 바꾸자. 
종일 차트를 보고 있다고 내 주식이 내 마음처럼 올라주지 않는다. 매매 타이밍을 잡을 때 외에는 HTS와 MTS를 늘 켜고 있을 이유가 없다. 

하루하루 수익률을 체크하고 연연할 필요도 없다. '나 오늘 얼마 벌었다, 얼마를 잃었다'라는 말은 의미가 없다. 일희일비하다가는 안 그래도 산더미 같은 스트레스를 하나 더 추가할 뿐이다. 매수 후 매도할 때까지는 내 돈이 절대 아님을 명심하자.

또 시간을 많이 투자할 수 없으니 너무 많은 종목을 서치하는 것도 무리다. 가끔 보면 관심 종목에 100여 개 종목을 담아놓고, 투자 역시 10개 이상의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투자자가 종종 있다. 전문 투자자나 주식 투자에 시간을 많이 쓸 수 있다면 상관없지만 24시간이 모자란 워킹맘에게는 좋지 않은 방법이다.

해답은 우량주·가치주

우리의 투자방식에 맞춘 종목 해답은 우량주, 가치주다. 투자 금액이 적다고 꼭 싼 종목을 찾을 필요는 없다. 수익률만 비교하자. 때로는 1000원짜리 1000주보다 100만원짜리 1주가 나을 때도 있다.

겁이 많은 우리 워킹맘은 의심이 많으면서도 귀가 얇다. 남이 좋다고 하면 무조건 투자하고 보는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종목 추천 무조건 믿지 말고 내가 아는 기업에 투자하자.

굳이 모르는 종목을 파고들지 않아도 지금 당장 가치 있어 보이는 종목이 수두룩하다. 실제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비롯해 리스크 저항력이 크고, 외국인들도 주로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기 때문이다. 대형주가 성장성까지 보장되니 현재와 미래의 투자가치 모두 충분하다는 평가다.

잘 알려진 기업, 우량한 대형주에 투자하는 것이 워킹맘에게 맞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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