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10일 구 대표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과 증권사 대표 간담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을 만나 "저희 고객, 투자자는 물론이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하고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지난 6일 삼성증권이 우리사주 조합원에게 현금배당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전산입력 실수로 현금 28억1000만원이 아닌 삼성증권 주식 28억1000만주를 입고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 증권사 직원이 잘못 입고된 주식을 시장에서 매도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구 대표는 사고 직후 공식 사과문을 발표해 "일부 직원들이 매도해 주가의 급등락을 가져온 것은 금융회사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잘못된 일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증권 사과문에는 경영진과 회사 시스템 자체에 대한 사과는 없어 비난이 더 거세졌다.
이에 대해 구 대표는 "워낙 수습에 정신이 없어서 일부 놓친 점이 있는 것 같다"며 "경영진을 포함해 회사 자체의 사과까지 당연히 포함되어있다고 이해해달라"고 뒤늦게 해명했다.
또 "지난 월요일 투자자 피해구제 전담반을 구성했고, 피해자 보상접수를 개시했다"며 "가능한 한 신속하게 피해자 입장에서 보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의 정확한 피해 시점과 기준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협의 중이고, 감독 당국과 최종 협의를 거쳐 빠르면 10~11일 중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가 선물거래를 노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내부조사뿐 아니라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가 동시에 조사하고 있어서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과거에도 유령주식을 발행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구성훈 대표는 삼성생명과 삼성자산운용을 거친 경제학박사로 금융 전반의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엘리트 대표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삼성증권 대표로서의 기대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 배당 입력 사고가 터져 위기에 빠졌다.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면 금감원이 삼성증권과 임직원에 대한 징계 문제도 거론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은 오는 11일부터 현장검사를 통해 법률상 위반 사항을 확인해 엄중하게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