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가 무역분쟁 여파로 급전직하하면서 저평가 영역에 들어섰다. 자연스럽게 기술적 반등 기대가 흘러나올 시점이다.
무역분쟁이 계속 확산하고 있고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한다면 사볼 만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낙폭 과대주에 주목하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 무역분쟁, 당해낼 재간이 없다
코스피는 전날(2일) 2270선 초반까지 밀리며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낙폭을 키운 후 간간이 반등이 나타나고 있지만 연중 저점은 갈수록 낮아지는 모습이다.
코스피 급락 뒤에는 점차 확산하고 있는 무역분쟁이 도사리고 있다. 펀더멘털이 제아무리 견조해도 대외 악재를 이겨낼 제간이 없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등 신흥국 증시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무역분쟁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이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시장에서도 당분간 지금과 같은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무역분쟁이 벼랑 끝 전술로 갈 공산은 적지만 11월로 예정된 중간선거 전까지 금융시장의 잡음이 되며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 기술적 반등 나타날 시점
하지만 시장이 단기간에 크게 하락하면서 낙폭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시장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빠질 만큼 빠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근거한 저점 매수 포인트에도 어느 정도 근접했다는 평가다.
특히 코스피 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밑도는 점에 주목하면서 가격 조정보다는 기간 조정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 가치로 나눈 비율로 주가가 한 주당 순자산의 몇 배로 매매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1배를 밑돌면 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얘기다.
하이투자증권은 "2300포인트를 밑돌고 있다는 것은 한국 주식시장이 청산가치보다 저평가 받고 있다는 의미"라며 "과거 빠른 반등이 나타난 것을 감안해 투자판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코스피가 주가순자산비율(P/B) 1배에 해당하는 2300포인트 아래로 하락했다"며 이를 밑도는 구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도 "7~8월 전체적으로 가격 조정보다는 기간 조정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전체적으로 지금 주가는 낮은 수준에 있다"고 판단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일련의 혼란이 시스템 리스크로 비화되는 것이 아니라면 펀더멘털을 밑도는 현 지수 레벨에서 섣불리 포기할 필요는 없다"며 가격보다는 기간 조정에 무게를 실었다. 되돌림을 위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는 2200포인트를 제시했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코스피 지수에서 데드크로스가 발생했고 전날까지 8% 가까이 하락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던 시세를 분석해보면 -8.2~-13% 범위 내에서 하락이 멈췄다"며 1차 반등 포인트로 2260포인트를 제시했다. 추가 하락 시에는 2236포인트를 다음 반등 시점으로 예상했다.
◇ 수급 뒷받침되는 낙폭 과대주 주목
낙폭이 단기적으로 과도해지면서 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낙폭이 크게 하락한 종목의 경우 실제로 매번 빠른 반등이 나타났다. 대신 단순히 낙폭이 컸다기보다는 밸류에이션이 낮거나 외국인과 기관이 강한 순매도를 보이면서 수급이 비어있는 종목 등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KB증권은 "외국계 패시브 매도가 주식시장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며 "한번 주식을 사 모으기 시작하면 꾸준히 사는 경향이 있는 외국계 액티브 자금이 사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연간 및 지난달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된 코스피200 종목을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실제 지난달 외국인이 1000억원 이상 순매수한 종목은 신세계와 삼성전기, 아모레퍼시픽, LG전자 등으로 삼성전기 외에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최선의 전략은 투매보단 보유, 관망보단 매수"라며 "대외 불확실성 안전지대이자 시장 보릿고개를 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미디어, 음식료, 유통, 바이오 등의 핵심 내수주로 반격을 도모할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