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반 년 가까이 흐르면서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후 연초까지 긍정적인 흐름을 연출했던 코스피는 연초 반짝 상승 후 상반기 대부분을 박스권에 머물렀다.
그러면서 올해 전망치를 크게 높여잡았던 증권사들도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3000포인트 돌파 기대감도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 사상 최고 경신 후 조정…두 달 째 박스권
지난 1월 말 2600선 고지를 밟았던 코스피는 현재 2400선에서 등락 중이다. 연초만 해도 지난해에 이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듯했지만 2월 초 미국의 금리 상승 여파로 2300선까지 후퇴한 후 등락이 거듭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신흥국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4월 들어 두 달여 동안에는 2400~2500선의 박스권 흐름이 반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상반기 전망이 낙관적이었음을 인정하며 눈높이를 낮춰가고 있다.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도 지난해보다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해만 해도 일부에서 3000포인트까지 목표치로 제시했지만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주식시장 전망에서 상반기가 하반기보다 더 우호적일 것으로 봤지만 금리 상승 부담이 빨리 찾아오면서 예상을 빗나갔다며 코스피 밴드를 2350~2750포인트로 제시했다.
하이투자증권도 하반기에도 여전히 미국의 금리가 문제가 될 것이라며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2830포인트에서 2750포인트로 하향했다. 앞서 대신증권의 경우 지난 4월 일찌감치 코스피 목표치를 3000 포인트에서 2750 포인트로 낮춘 바 있다.
◇ 경기 둔화 불구, 안정된 흐름 기대
그렇다면 하반기 전략을 어떻게 짜야할까. 눈높이가 낮아지긴 했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달러 강세가 완화되면서 안정적인 흐름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세부적인 전망은 엇갈린다. 공통된 변수로는 금리 흐름과 달러 약세 전환 여부가 꼽히고 있다.
KB증권은 "글로벌 경제가 상반기까지 전반적으로 확장 국면을 지속했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모멘텀이 약화될 전망"이라면서도 "경기 침체를 전망하기엔 이르다"고 판단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3분기에는 달러 약세 재개와 금리 인상 선반영, 남북 관계 개선 기대로 안도랠리 가능성이 높아 연중 고점 도달 후 4분기 박스권 흐름을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여름엔 달러 강세와 계절적인 경기 부진 영향으로 모멘텀 둔화기를 거칠 전망이지만 4분기에는 달러 강세가 진정되고 미국 인프라 투자 기대가 높아지면서 박스권 상향 돌파 시도를 기대했다.
◇ 적절한 물가 상승 시 산업재에 유리
유망업종으로는 적절한 물가 상승이 기업 투자를 증가시키면서 산업재가 유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내수 경기 회복 시 소비재도 눈여겨볼 만하다는 판단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하반기부터는 글로벌 경제가 확장 국면의 중기 단계로 넘어가면서 시장 주도주가 산업재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도 글로벌 트렌드처럼 국내 증시도 산업재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며 업황이 살아있는 반도체 업종에 대해서도 비중확대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상품 가격 상승과 내수 경기 회복으로 저물가 기조가 마무리되면 소비재 주식 강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하반기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방어주 비중을 서서히 높일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