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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하이난…증권업계 중국변수에 '노심초사'

  • 2018.09.21(금) 14:41

하이난 자회사 대출 미상환에 우발채무 발생
재무 영향 제한적…中 부채 노이즈 지속 우려

최근 증권사들이 중국 에너지 기업 상품 투자 후 대규모 상각에 나선데 이어 또다시 일부 증권사에서 중국 하이난항공그룹(HNA) 자회사의 대출 미상환에 따른 우발채무가 발생했다.

 

당장 손실 가능성이나 재무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지만 노이즈(잡음)가 계속 나오면서 중국 부채 투자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 메리츠·하이, 中 우발채무 발생

 

지난 10일 중국 후난 신탁은 중국 하이난항공그룹(HNA) 자회사인 HNA 이노베이션이 3억 위안의 대출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권사 가운데서는 메리츠종합금융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HNA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현재 메리츠증권은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에 대한 대출확약 형태로 1080억원의 우발채무를, 하이투자증권은 대출 채권 형태로 전환된 614억원의 우발채무를 보유 중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HNA그룹이 글렌코어 자회사인 HGS 주식을 51% 인수하는 과정에서 HNA 이노베이션이 1억 달러의 외화채권을 발행했고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 증권에 대해 대출확약을 제공했다.

 

HNA 이노베이션이 올해 12월 24일 만기 때 원리금을 상환하거나 보증 제공자인 HNA 그룹이 보증 의무를 이행하면 메리츠증권의 우발채무 부담은 사라진다. 반면, 원리금 상환과 보증 의무가 불발될 경우 메리츠증권이 채무를 인수해야 한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HNA 그룹의 벌크선 선박 매입 자금과 관련해 설립한 유동화 회사가 발행한 ABCP에 대한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이후 ABCP 만기일에 원리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기초자산 매입을 통해 ABCP를 상환했다. 614억원의 대출 채권 규모는 올해 6월 말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 7345억원 대비 8.3%에 달하는 수준이다.

 

◇ 손실 가능성 낮아…재무 영향도 제한적

 

다행히 두 증권사 모두 적지 않은 익스포저 규모에도 불구, 아직까지는 손실 가능성이나 재무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향후 우발채무를 인수하더라도 HGS 주식 51%에 대한 선순위 담보권을 감안할 때 최종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인수채권에 대한 담보자산인 선박 3척의 가치가 806억원에 달하는 데다 HNA 그룹에 대한 상환 요청 등 자금 회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나이스 신평은 "하이투자증권이 올 상반기 348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우수한 수익성을 나타냈다"며 "우발채무 현실화로 인해 발생하는 재무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 반복되는 中 부채 투자 '노이즈' 부담

 

다만, 최근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ABCP 손실에 이어 또다시 증권사들의 중국 부채 투자에서 우발채무가 발생한 점은 우려로 지목된다.

 

KB증권을 비롯, 국내 증권사 5곳은 CERCG가 보증하고 자회사 CERCG캐피털이 발행한 달러화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ABCP에 투자했다 원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난 2분기 대부분 손실 처리했다.

 

아직까지 증권사들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진 않고 있지만 최근 금리 인상 사이클과 맞물려 중국 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또 다른 우발채무나 투자 손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하이난그룹은 중국에서 부채 부담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최근 중국 기업 부채에 대한 우려의 중심에 서 있다. SK증권은 "하이난 항공은 민영기업으로 중국 부채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부채 위기의 칼끝이 국영 기업으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부채 문제를 잘 해결할 것이란 기대가 여전히 높지만 관련된 노이즈는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그 불똥이 어디로든 튈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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