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1조원 미만 중소형 증권사를 대상으로 2분기 연결기준 분기 순이익을 집계한 결과, 교보증권과 DB금융투자가 200억원대 분기 순이익을 달성하며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 교보, 1분기 만에 왕좌 탈환
교보증권은 2016년과 2017년 연이어 중소형사 중 연간 이익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지난 1분기에는 한화투자증권에 자리를 내줘야만 했다.
전 분기 한화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가 각각 주가연계증권(ELS) 헤지 운용 손실과 대우조선해양 채권 손실을 털어버리며 상위권으로 껑충 뛰어올라 교보증권이 3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하지만 교보증권은 한 분기 만에 1위 자리를 되찾으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교보증권은 투자은행(IB)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을 끌어 올리며 287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지난해보다 57.1%, 전 분기 대비 44.7% 각각 증가하면서 2000년대 들어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이로써 상반기 순이익은 486억원으로 역대 최대 반기 순이익을 기록했던 2015년 상반기 392억원을 웃돌았다.
DB금융투자는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9계단이나 상승하며 2위 자리에 오른 데 이어, 2분기에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DB금융투자는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면서 동부증권 시기를 포함해 1999년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 현대차증권, ABCP 손실로 '멈칫'
대부분의 증권사 실적이 개선된 것은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 덕분이다. 주식시장 변동성은 확대됐지만 2분기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14조4000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과 자산관리(WM) 부문 이익이 증가했다.
대부분 최고의 상반기를 보냈지만, 사상 최고 실적에 버금가는 이익을 달성했던 1분기보다 얼마나 성과를 냈느냐에 따라 순위가 변동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판매된 중국 에너지기업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부도 위기에 몰리면서 해당 ABCP 물량을 보유한 일부 증권사는 손실 처리를 해야 했다.
신용관리자로 나서 판매한 한화투자증권은 보유 물량이 없어 이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중소형 증권사 중에선 현대차증권이 관련 손실을 225억원 반영하면서 분기 실적이 102억원에 머물렀다. 양호한 영업실적에도 불구하고 전 분기 순이익 172억원에는 크게 못 미쳐 8위로 순위가 3계단 하락했다.
증권사별로 호재 반영이나 비용 처리를 언제 했느냐에 따라 분기 성적표가 엇갈렸으나, 모두가 최고의 상반기 성적표를 받았음에는 분명했다. [시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