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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BCP 최종 부도…증권사 지루한 진흙탕 싸움 예고

  • 2018.11.09(금) 16:37

9일 최종 부도처리…자구안 협의는 지속
실적 영향보다 증권사간 송사가 더 관심

채무불이행으로 국내 증권사 속을 태웠던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회사 채권이 결국 최종 부도를 맞았다. 증권사들이 이미 관련 손실을 상당 부분 반영한 만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전망이지만 증권사 간에 각종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지루한 소송전을 예고하고 있다.

 

 

◇ ABCP 최종 부도로 손실 규모 더 커져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CERCG 자회사인 CERCG오버시즈캐피탈이 발행한 달러표시 채권이 9일 0시를 기점으로 부도 처리됐다. 이에 따라 이를 기초자산으로 유동화회사인 금정제십이차가 발행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도 이날 밤 12시를 기점으로 자동 부도 처리되게 됐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해당 ABCP를 보유한 증권사는 현대차증권을 비롯한 5곳으로 1150억원이다. 현대차증권이 500억원으로 가장 많고 BNK투자증권과 KB증권이 200억원, 유안타증권이 150억원, 신영증권이 100억원이다.  KTB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 등을 포함한 익스포저는 1650억원에 이른다.

 

이들 증권사 대부분은 지난 2분기 중 만기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채권 익스포저 일부를 이미 손실 처리한 상태다. 현대차증권이 45%인 225억원을 손실로 반영했고 KB증권은 보유금액 전체를 손실로 인식했다. 유안타증권은 평가손실의 70%를, 신영증권은 50%가량을 각각 반영했다.

 

앞서 신용평가사들은 수익성 저하가 일부 불가피하지만 해당 증권사들의 자본 규모나 이익 창출력을 감안할 때 손실 규모가 대부분 감내 가능한 수준이란 점에서 영향이 제한될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좋았던 점도 부담을 상쇄했다는 평가다. 관련 채권이 최종 부도 처리되긴 했지만 향후 자구한 협의를 통해 일부 손실 보전이 여전히 가능하다는 관측도 있다.

 

◇ 소송전 본격 불붙을지 주목 

 

문제는 ABCP가 결국 부도를 맞게 되면서 최근 하나둘씩 불거졌던 증권사 간 송사가 본격적으로 불붙을 가능성이다. 

 

현대차증권은 ABCP 인수를 주관했던 한화투자증권 중요한 사실 미고지 혐의로 직원을 고소했고 압수수색까지 이뤄졌다. 한화투자증권은 사모 형태의 발행이다 보니 주관사가 없고 자산관리자로서 주선자 역할로 참여한 만큼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사이에서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상대로 한 소송은 아직 검토되지 않고 있지만 향후 회사 간 소송전으로 비화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에 책임이 있다고 답변하면서 업계에서는 향후 문책성 인사로 이어질지도 주목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신영증권과 유안타증권은 현대차증권으로부터 재매입 조건으로 ABCP를 인수했지만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불거진 후 이행하지 않았다며 매매 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현대차증권은 공시적인 절차를 통한 재매입 예약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전날(8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현대차증권을 상대로 한 소송의 첫 변론을 개시한 상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미 손실이 상당부분 반영돼 증권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면서도 "증권사 간 소송전 등 진흙탕 싸움은 상당히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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