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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투표제 탄력받는데…대장주들 등 돌리는 이유

  • 2019.02.18(월) 18:02

전자투표 계약 체결 상장사 매년 증가
주주정책 강요에 울며겨자먹기 해석도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주주권리 보호를 위해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에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동시에 전자투표제 의무화 추진과 최근 행동주의 펀드 활성화로 주주친화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는 데 따른 고육지책이라는 상반된 평가도 나온다.

◇ 전자투표제 도입 꾸준히 늘어

18일 한국예탁결제원 전자투표시스템 케이이보트(K-eVote)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인 신신제약과 SK네트웍스는 지난 15일 예탁결제원과 전자투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들어 전자투표 계약을 체결한 상장사는 19곳이다.

지난 2010년 제도 도입 이후 예탁결제원과 전자투표 계약을 체결한 상장사는 모두 1221곳이다. 18일 기준 상장사 수가 총 2261개임을 감안하면 상장사 절반 가량이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셈이다.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 제도다. 매년 3월 말 서울 경기 지역에서 주총이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되는 탓에 주총 참여가 어려워지면서 이를 해소하려는 차원에서 도입됐다.

전자투표제 도입이 본격적으로 활발하진 시기는 2015년부터다. 정부가 전자투표제와 전자위임장을 도입한 기업에 한해 섀도보팅 제도를 허용하면서 전자투표제를 채택한 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 것이다.

섀도보팅 제도는 주총이 출석하지 않은 주주들의 투표권을 실제 현장의 찬반 비율로 나눠 행사토록 한 제도다. 정족수가 미달되어도 섀도보팅 제도를 이용하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 많은 기업이 유용하게 활용했다.

2015년 전자투표제를 채택한 기업수는 총 415개로 2014년 34개에서 급증했다. 이후 2016년 330개, 2017년 381개 기업이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섀도보팅이 폐지되면서 관련 정책 혜택이 없어지자 전자투표제 채택 기업수는 106개로 예년 수준에서 급감했다.

◇ "단기차익 쫓는 주주까지 챙기는 꼴" 주장도

최근 전자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기업은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행사하는데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편의를 제공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한다. 관련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만큼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작 속내는 달라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제도 운영을 위해 별도 조직을 신설하고 예탁결제원 측에 수수료까지 지불해야 하는 것은 부담"이라며 "시장에는 단기차익을 추구하는 주주도 많은데 이를 다 챙길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셀트리온, 현대자동차, 삼성바이오로직스, 포스코, 삼성물산, 한국전력, 네이버 등 시총 상위 10개 기업 중 현재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곳은 셀트리온과 한국전력 단 두 곳에 불과하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는다는 평가다.

특히 현재 국회에 전자투표제 의무화를 규정한 상법 개정안들이 계류돼 있고, 최근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한 기관투자가의 활동도 활발해지면서 대외적인 압박이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울며 겨자먹기로 전자투표제를 검토하는 곳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최완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전자투표제를 기업에 강요하는 것은 부담"이라면서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 수단으로 서면투표제나 의결권대리행사 등 여러 장치가 이미 마련되어 있는데 이것을 굳이 의무화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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