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에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가 주목받았다. 주식시장에서는 안정적인 배당을 기반으로 한 인컴자산으로서, 부동산시장에서는 부동산 직접 투자의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간접 투자 수단으로서 이슈 몰이에 성공했다. 왜 리츠가 투자 대안으로 부각되는지, 그리고 어떤 리츠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지를 2편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리츠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로 한국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의 주가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과 향후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리스크 등은 우려 요인이다.
이 때문에 무분별한 리츠 투자보다는 종목별로 리스크가 적은 자산을 편입하고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한 리츠를 선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리테일 vs 오피스'·'실물 vs 재간접'
27일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 종목은 6개다. 오는 5일엔 NH프라임리츠가 상장해 7번째 상장 리츠로 이름을 올린다.
최고 공모 경쟁률을 기록한 NH프라임리츠는 서울역, 강남역, 잠실역 등 서울 핵심지역에 위치한 오피스 지분 증권을 보유하는 재간접 리츠다.
재간접 리츠는 특성상 집합투자업자보수 등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므로 자산관리보수 등을 합산하면 직접 부동산을 보유한 리츠보다 수수료가 높다. 또 실물 부동산이 아니라 유가증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만기가 존재해 불확실성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짧은 잔여 임대 기간, 재간접 리츠가 가지고 있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NH프라임리츠는 농협이 보유한 우량 부동산 편입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의 백화점 4곳, 마트 4곳, 아울렛 2곳에 직접 투자한다. 이리츠코크렙이 이랜드그룹의 아울렛에만 투자해 시장 리스크에 다소 노출됐다면 롯데리츠는 백화점, 마트, 아울렛을 고루 섞어 구성해 리스크 헤지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신한알파리츠는 우량한 오피스자산인 판교 알파돔시티6-4블록, 용산 더프라임빌딩을 보유해 안정적이고 확실한 운용수익을 보장하고 있다. 리테일 자산의 불확실성 대비 안정적인 수익이 부각되고 추가 유상증자를 통해 우량 자산 편입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높은 롯데리츠와 이리츠코크렙을 추천하고, 상장 예정인 NH프라임리츠도 공모가 대비 상승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배당수익을 보면 여전히 신한알파리츠도 메리트가 있지만, 현 주가 레벨에서 밸류에이션이 임계점에 달해 고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다양하고 우량 자산 편입 리츠 기대
올해를 시작으로 내년에도 다양한 상장 리츠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가 재간접 리츠 상장을 준비 중이다. 투자 자산은 제주 조선호텔과 서울 태평로 빌딩 등으로 공모금액은 2350억원 규모로 목표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재간접 리츠는 사모펀드 지분이 10%를 넘으면 공모펀드로 간주해 각종 복잡한 운용 규제 문제가 적용된다. 정부가 이 비율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라 내년 초면 상장에는 문제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초로 주유소 리츠도 추진한다. 재무적투자자(FI)인 코람코자산신탁이 SK네트웍스로부터 인수한 주요소 200여개를 리츠를 만들어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전략적 투자자(SI)로써 이 리츠에 담길 200여개의 주유소의 영업권을 획득, 임차하는 구조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외 리츠 시장에서 주유소 리츠는 안정적 고배당과 우량 자산으로 선호되는 상품인데 이번 주요소 리츠가 상장한다면 국내 리츠 상품의 다변화와 시장 확대를 시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도 준비 중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이 프랑스,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독일 등 서유럽 4개 국가의 오피스 빌딩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하는 리츠를 내년 상반기 상장할 계획이다. 제이알투자운용도 내년 상반기 벨기에 사무용 빌딩에 투자하는 리츠를 선보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마스턴투자운용의 리츠는 유럽국가의 부동산을 지속해서 편입할 계획으로 초대형 유럽 리츠의 탄생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