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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모처럼 넉넉해진 곳간…배당 언제쯤?

  • 2020.02.27(목) 17:20

이익잉여금 작년말 기준 2100억원 달해
"액면미달 유상증자 메꾸느라 당장 어려워"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1000억원에 가까운 연결 순이익으로 역대급 성적을 거둔데다 작년말 기준 이익잉여금이 2000억원을 웃돌 정도로 부풀어 오르면서 모처럼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두차례에 걸친 액면가 미달 유상증자 탓에 이익잉여금 등으로 갚아야 할 금액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당장 배당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의 작년말 연결 기준 이익잉여금은 2094억원이다.

회사 곳간에 쌓아 놓은 남은 이익이 2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한동안 순손실 적자를 내다 고강도 경영 정상화 덕에 흑자로 돌아섰던 2014년 이후 약 6년 만이다.

한화투자증권은 2017년 6월 지금의 권희백 대표가 취임하면서 안정적 성장 토대를 다진 이후 재무 실적이 뚜렷이 개선되고 있다.

권 대표 취임 첫해 541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 1608억원의 순손실에서 흑자전환했으며 이 기간에 이월 결손금을 모두 털어냈다. 이후에도 흔들림 없는 순이익 흑자 기조가 유지되면서 이익잉여금이 꾸준히 확대됐다.

배당 재원인 이익잉여금이 쌓이면서 배당에 나설 지에 관심이 모인다. 한화투자증권은 2014회계연도 결산으로 총 60억원 현금배당에 나선 이후 최근 수년간 배당을 하지 않았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곳간이 제법 넉넉해짐에 따라 모처럼 배당으로 주주친화 정책을 펼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다만 자기자본을 확대하기 위해 과거 두차례에 걸쳐 액면가 미달 유상증자를 한 탓에 당장 배당에 나서기엔 어려워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은 작년 7월 한화자산운용(현 최대주주)을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는데 신주 발행가를 액면가(5000원)에 못 미치는 금액(2375원)으로 할인해 발행하다 보니 약 1200억원 규모의 자본 손실이 발생했다.

2016년에도 재무구조 개선 및 영업력 강화를 위해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추진했는데 이 때도 발행가(2245원)가 액면가에 미치지 못했다.

주식을 액면가 미달액으로 두차례나 발행한 탓에 이익잉여금으로 갚아 나가야 할 이른바 '주식할인발행차금'이 생겼다. 작년 9월말 기준 주식할인발행차금은 당시 이익잉여금을 크게 웃도는 2509억원에 달한다.

유상증자로 자기자본 덩치를 키워 영업력을 강화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루긴 했으나 재무 구조를 깔끔하게 개선하지 못한 탓에 당장 배당에 나서기에는 버거운 상태다. 한화투자증권 주주로서는 좀 더 인내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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