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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거래세냐 양도세냐 그것이 문제로다

  • 2020.06.24(수) 15:20

증권거래세와 주식 양도소득세 논란 어떻게 결판 날까

증권거래세와 주식 양도소득세를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죠. 하지만 지난해 증권거래세 인하 이후 올해까지 이 논쟁에 더욱 불이 붙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주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주초만 해도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폐지와 함께 양도소득세 전면 확대 카드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다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인하와 제한적 양도세 확대로 다시 선회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앞서 시장에서는 양도세 전면 확대 관측이 일자 곧바로 우려를 표시했죠. 그리고 다시 증권거래세와 양도세가 공존하는 이중과세 체계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또 다른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23년 만에 증권거래세를 인하했고 최근 21대 국회 출범 후 증권거래세를 아예 폐지할 것이란 기대가 높았습니다. 증권거래세는 주식을 매도할 때 부과하는 세금으로 지난해 0.3%에서 0.25%로 낮아졌는데요.

증권거래세는 이익과 손실에 상관없이 부과되면서 증시 활성화를 방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폐지돼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습니다. 최근 21대 국회가 출범하면서 자본시장에서는 특히 이런 목소리가 더 커졌죠.

하지만 정부는 증권거래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 등을 우려해 그간 대규모 지분을 보유한 투자자에 국한해 부과했던 양도소득세 범위를 넓히는 것을 고려하고 나섰습니다. 정부가 이번 주 발표하는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에 모든 개인 투자자에 대해 양도세 부과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분위기가 뒤숭숭했죠.

발표를 하루 앞둔 24일 증권거래세는 단계적으로 인하하되 폐지하지 않고 양도세 또한 그대로 유지할 것이란 전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증권거래세 폐지를 염원했던 시장으로선 상심이 클 수밖에 없는 부분이죠. 이중 과세에 대한 불만 또한 계속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다만 과거에는 동일 금융상품의 이익에 대해 양도세를 물렸던 것에서 주식과 펀드, 채권 등 모든 금융상품의 투자이익을 합산해서 양도세를 물리는 등 과세체계 일부가 합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발생한 손실을 내년 이익에서 차감해 양도세를 부과하는 '이월공제' 제도 확대도 점쳐집니다.

그간 증권거래세와 양도세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은 데는 정답이 없기 때문인데요. 둘 모두 주식 투자 매력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는 비판과 동시에 현실적으로 필요하고 실질적으로 시장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맞서왔습니다.

우선 거래세를 아예 없애면 거래 횟수가 늘어나면서 단기 투자 위주의 시장이 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죠.

반면 거래세 자체가 시장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는데요. 실제로 증권거래세를 인하한 지난해 6월 이전과 이후의 증시 거래량에는 유의적인 변화가 없었습니다.

양도세의 경우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라는 과세 원칙에는 분명 필요한 부분이죠. 오히려 양도세를 부과하면 이익에 대해서만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연초 100만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할 때 손실이 발생하면 모든 구간에서 양도소득세가 유리하게 나왔고, 거래 횟수가 많을수록 양도소득세가 증권거래세보다 세금 부담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거래가 적고 수익률이 높다면 당연히 거래세 부과가 유리합니다.

이미 현행법상 해외 주식에 대해서는 연간 250만원의 이익까지는 양도소득세를 면세하고 이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20%의 양도세를 부과하고 있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양도세의 경우 외국인에 대해서는 과세가 불가능한 것도 맹점으로 지목되죠.

사실 해외 사례를 봐도 답은 없습니다. 증권거래세를 부과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반반씩 나뉩니다. 양도세도 대만과 일본 사례가 각각 실패와 성공 사례로 언급되는데 그만큼 결과가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대만의 경우 양도세를 부과했다가 시장이 급락하는 부작용을 겪었습니다. 1987년 증시가 한 해 동안 3배 가까이 오르자 이듬해 대만 정부는 증권거래소득에 대한 재정고시를 제정했고 1989년부터 최고세율 50%의 양도차익세를 부과했습니다.

과세 정책 발표 후 대만 증시는 한 달간 30% 이상 하락하며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고 1990년대 과세를 보류합니다. 그러다 2012년 다시 이전보다 유연해진 양도소득세 부과에 나섰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2016년 폐지됐죠. 대만 정부는 2017년 1월 증권거래세를 0.3%에서 0.25%까지 낮춘 상태입니다.
 
반면 일본의 경우 1980년대 후반 이후 증권거래세 체계에서 주식양도세로 전환하면서 지금까지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20%의 세금을 매기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 중 하나입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의 경우 거래세와 양도세를 둘 다 부과하는 곳도 꽤 있습니다.
 
결국 어느 쪽이 옳다고 하기엔 각자의 근거가 명쾌하게 맞서고 정부도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어떤 그림이 그려지든 양쪽의 줄다리기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앞서 일본의 경우 장기적인 흐름에서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양도소득세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면 대만은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양도소득세 전환을 반복적으로 추진하면서 거래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조언은 곱씹어 볼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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