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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슈퍼리치들의 투자법이 궁금하다고요?

  • 2020.10.08(목) 14:55

미래에셋대우 'VIP서비스 총괄' 김기환 본부장 인터뷰
VIP 고객 해외주식 등 글로벌 우량자산 투자로 눈 돌려

요즘 증권사들이 '큰손'들에게 제대로 꽂혔다. 오직 고액자산가만을 위한 조직을 꾸리고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는가 하면 경쟁사와 차별화된 맞춤형 서비스로 슈퍼 리치들의 마음을 흔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보장하고 신사업의 기틀까지 마련해 줄 수 있는 '부자 고객'들을 향한 증권사들의 애정 공세는 앞으로 더 거세질 전망이다.

국내 최대 증권사 미래에셋대우 역시 새로운 VIP 자산관리 브랜드 미래에셋세이지클럽(Mirae Asset Sage Club)'을 론칭하면서 이 대열에 합류했다. 일찌감치 고액자산가 공략에 나선 삼성증권이 사실상 독주하는 VIP 자산관리 시장에 어떤 승부수를 들고 나왔을지 김기환 미래에셋대우 VIP솔루션본부장에게 얘길 들어봤다. 더불어 일반인들이 알기 어려운 슈퍼 리치들의 투자법에 대해서도 넌지시 물어봤다.

김 본부장은 하나은행 선릉역 골드클럽 센터장과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수석웰스매니저, 미래에셋대우 WM컨설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풍부한 프라이빗뱅커(PB)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미래에셋대우에서 VIP 브랜드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그간의 VIP 자산관리 서비스 성과에 대해 먼저 말해달라

-2011년 첫 VIP 브랜드 '오블리제클럽'을 론칭하면서 VIP 자산관리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당시 업계 최대 규모로 세무, 부동산, 법률 컨설팅 등의 지원 조직을 구축해 VIP 고객들에게 체계적인 자산관리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오늘날 은행과 증권사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VIP 창구, 즉 원스톱 시스템의 기틀을 마련했다. 

모두가 국내 시장에 집중할 때 해외 투자로 눈을 돌려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VIP 고객 니즈에 맞는 다양한 글로벌 투자 상품을 제공한 것도 성과로 내세울 수 있다.

▲오블리제클럽 대신 미래에셋세이지클럽을 새로 론칭한 이유는

-'미래에셋세이지클럽'은 미래에셋 계열사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그룹 차원의 VIP 브랜드다. 다소 낯선 단어인 세이지(Sage)에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혜'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차별화된 글로벌 자산관리 솔루션과 전문 컨설팅,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미래에셋 VIP 고객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과 가치를 전달하겠다는 각오를 담아 브랜드를 새롭게 변경했다.

올 들어 예탁자산 10억원 이상 고객이 33% 넘게 증가했다. 브랜드 재정비를 계기로 VIP 자산관리를 질적으로 성장시켜 고객과의 신뢰를 더 공고히 하고자 한다.

▲VIP 자산관리 서비스를 운영 중인 타 증권사와의 주된 차이점이라면

-미래에셋대우 자체적으로 해외 현지법인 11개, 사무소 3개를 운영하고 있고 그룹 차원으로는 32개의 해외법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전 세계 다양한 우량 자산의 투자 정보를 수집하고 새로운 투자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는 의미다. 

해외 투자 정보를 현지 기관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현장을 직접 찾아가 고객들에게 생생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고 본다. 글로벌 우량 상품 공급과 초대형 투자은행(IB)을 활용한 다양한 특화 상품 공급으로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선택의 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는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 더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래에셋대우만이 가진 강점이 있다면  

-가장 큰 강점은 리스크 관리 역량이다. 고객에게 합리적인 자산배분과 위험 대비 수익의 균형을 제공하고자 '고객수익률 사전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고객 수익률을 매일 체크하고 있다.

주요 상품 부서에서 리밸런싱(재조정)이 필요한 대상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자산이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도록 자산 비율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고객 투자성향별 벤치마크(BM) 대비 성과 기준을 통해 고객 수익률을 관리한다.

▲최근 미래에셋대우 VIP 고객 또는 고액자산가들의 전반적인 투자 트렌드와 관심사는

-초저금리 시대에 부동산 규제에 따른 세금 부담 등으로 부동산 및 지분 매각 자금 등의 투자 대안을 고민하는 고액자산가들이 많다. 코로나19로 부진했던 국내외 증시의 반등, 특히 글로벌 우량 주식들의 강세 국면이 이어지면서 해외주식 자산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또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자들이 늘면서 퇴직금을 활용한 투자, 운용, 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개인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자산이고, VIP 고객들도 절세 측면에서 이를 최대한 활용한다. 자산 운용에 뚜렷한 확신이 없는 고객들은 최근 랩어카운트(Wrap Account·종합자산관리) 계좌를 통해 관리를 받고 있다.

▲VIP 고객에 대한 투자 컨설팅 전략과 목표는

-우리나라 VIP 고객들의 자산 운용 현황에서 두 가지 중요한 특징에 주목하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 자산이 여전히 국내 시장에만 머물러 있다는 점과 부동산과 같은 정적인 자산에 70% 가깝게 편중 배분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우량 기업의 주식을 손쉽게 매매할 수 있는 시대에 전 세계 증시 시가총액 대비 2%에 불과한 국내 증시에만 머물러 있다는 것은 포트폴리오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고려할 때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게다가 부동산 위주의 편중된 자산배분은 상속 등의 사유로 재산 이전 시 세금과 유동성 측면에서 자녀에게 원치 않는 고민과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런 VIP 고객들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해외 주식과 해외 인프라 투자 등의 글로벌 자산배분을 핵심 자산관리 전략으로 추구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을 금융자산으로 변화시켜 세대 이전 측면에서 균형 잡힌 자산배분을 도울 것이다.

▲VIP 자산관리 서비스 시장 전망은

-우선 투자 트렌드 관점에서 보면 VIP 고객들의 투자에 대한 관심은 한 방향으로 정해져서 움직이지 않고 늘 변화한다. 예금을 벗어나 성과가 좋은 공모펀드에 투자하기 시작해 주가연계증권(ELS), 자문형 랩(Wrap) 등에 많은 관심을 갖던 시기가 있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고객들은 사모펀드를 가장 눈여겨봤고 그 덕분에 사모펀드 시장이 급성장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선 주식투자, 글로벌 자산에 대한 관심이 확연히 높아졌다. 고객 자금의 흐름, 예탁금 증가세를 봐도 이런 현상은 분명하다. 구조적인 저금리가 만들어낸 다양한 투자에 대한 관심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종합자산관리 트렌드 관점에서 보면 상품과 제도, 세제 등 모든 면에서 매우 복잡해지고 있다. 투자 의사결정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매우 많아졌다는 뜻이다. 고액자산가들을 흔히 VIP(Very Important Person·매우 중요한 사람)라고 부르는데, VIP는 다른 의미로 '해결해야 하는 다양한 이슈를 많이 가진 사람(Various Issues Possesor)'이기도 하다.

고액자산가들의 이런 재무적, 비재무적 이슈들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통합적, 융합적 관점에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근래 시장에서 다시 관심을 보이는 패밀리 오피스(Family Office), 가업 승계, 유언 대용 신탁과 같은 종합자산관리 서비스가 점점 더 필요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일반투자자들에게도 투자 조언을 해준다면

-저성장 저금리 기조로 투자자산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같은 상품에 투자하더라도 누군가는 이익을 얻고 누군가는 손실을 본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해 투자 타이밍을 잡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결국 넘쳐나는 투자정보 속에서 투자자들의 현명한 투자 판단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염두에 둬야 할 것은 '글로벌 우량자산, 분산투자, 연금, 장기투자라고 생각한다. 이번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나타난 것처럼 글로벌 우량자산 가운데 성장 섹터에 투자하는 것이 위험을 회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 투자 자산의 높은 변동성을 극복하려면 자산은 반드시 분산하고 연금을 통해 노후를 대비하며 기업의 변동성이 아닌 장기 성장성에 투자할 때 투자는 성공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단기 고수익을 위해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이용하기보다는 현금을 일정 비율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우량자산에 분산, 장기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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