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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치킨게임' 운용3사 미국지수 ETF 중간성적표는

  • 2020.12.24(목) 14:53

S&P500은 미래에셋, 나스닥100은 한투운용이 두각
ETF 중장기 성장성 고려 시 보수인하 경쟁 지속 전망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미국 증시 대표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보수)를 세계 최저 수준으로 잇달아 인하하면서 이른바 '수수료 치킨게임'이 본격화됐다. 이에 투자자들은 반색하며 ETF 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수수료 전쟁이 벌어진 지 한 달 남짓한 기간에 투자자들은 어느 운용사의 손을 들어줬을까. 그 당사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의 성과를 비교해봤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량 기준으로 S&P500 ETF에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투신운용이 업계 최저 보수 카드로 손님몰이에 성공하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12일 'TIGER 미국S&P500 ETF'와 'TIGER 미국나스닥100 ETF'의 보수를 각각 0.3%, 0.49%에서 0.07%로 동일하게 대폭 낮췄다.

지난 8월 7일 동시 상장 후 11월 11일까지 20만5039주 수준이었던 TIGER 미국S&P500 ETF의 일평균 거래량은 수수료를 내린 11월 12일 이후 12월 22일까지 40만7309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한국투신운용의 'KINDEX 미국S&P500 ETF'도 같은 기간 13만1889주에서 18만4582주로 40%가량 늘었지만 증가폭은 TIGER 미국S&P500 ETF에 못 미친다.

나스닥100 ETF에선 한국투신운용의 성적이 가장 돋보인다. KB자산운용이 업계 최저 보수 나스닥100 ETF인 'KBSTAR 미국나스닥100 ETF'를 지난달 6일 상장한 후부터 12월 22일까지의 일평균거래량에서 한국투신운용의 'KINDEX 미국나스닥100 ETF'는 46만2380주로, KBSTAR 미국나스닥100 ETF(31만418주), 'TIGER 미국나스닥100 ETF'(15만153주)를 훨씬 앞선다. 참고로 TIGER 미국나스닥100 ETF는 11월 12일, KINDEX 미국나스닥100 ETF는 11월 18일부터 KBSTAR 미국나스닥100 ETF와 동일하게 수수료 체계를 개편했다.

미국 증시의 상승세를 이끄는 대형 정보기술(IT)주들이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과 동시에 운용사들의 경쟁적인 수수료 인하가 투자자들을 미국 대표지수 ETF 시장으로 불러 모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세제혜택이 있는 개인연금계좌나 퇴직연금 확정기여(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을 통해 ETF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선 낮은 수수료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미래에셋운용의 경우 올 들어 한국투신운용의 공격적인 수수료 인하로 적잖은 위협을 느꼈던 상황에서 사실상 수수료 마진을 포기하면서까지 맞불을 놓은 효과가 나타나자 고무된 모습이다. 김남기 미래에셋운용 ETF운용부문장은 "S&P500과 나스닥100 ETF 거래량과 개인순매수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정상화됐다"며 "동일한 보수라면 덩치가 큰 ETF가 기타비용이 적고 포트폴리오를 짜는데도 유리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TF 수수료 인하의 포문을 연 한국투신운용은 이해관계 측면에선 아쉬운 점을 내비치면서도 ETF 시장의 전체 규모가 커지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성인 한국투신운용 ETF전략팀장은 "한국투신운용에 이어 타사들이 잇달아 보수를 내리며 ETF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매우 뜨거워진 상황"이라면서 "어느 운용사의 점유율을 뺏는다는 개념보다는 시장의 파이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과 더불어 ETF가 핵심 투자상품으로 부상하면서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운용사들의 수수료 인하 경쟁은 계속될 공산이 크다. 운용사로선 수수료 인하에 따른 당장의 손해보단 중장기적인 수익원으로서의 ETF 시장 가치가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김남기 부문장은 "과거 미래에셋운용은 ETF 수수료와 관련해 애매한 태도를 취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미국 대표지수 ETF 수수료 인하를 계기로 해외주식형 대표지수 ETF에 대해선 무조건 업계 최저 수수료를 책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고 말했다. 김 부문장은 "눈앞의 이익보단 연금시장에서 TIGER ETF의 브랜드 포지셔닝이 훨씬 중요하다"며 "그룹 경영진도 당장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성장하는 ETF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성인 팀장은 "미국처럼 세계 증시를 대표하고 거래가 용이한 시장에 투자하는 ETF에 대해선 최저 수수료 전략을 이어나가겠다"면서도 "중국이나 동남아 등 다른 시장 대표지수 ETF에는 적정한 수수료를 책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무작정 치킨게임을 벌이기보단 다양하고 차별화된 상품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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