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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키우고 규제 피하고' 중소형 증권사 반격 타이밍

  • 2021.02.03(수) 14:27

등급상향 잇딴 낭보…자본확충·수익성 개선 기대
대형사들과 달리 규제부담 덜하고 IB부문 긍정적 

지난해 동학개미 열풍으로 증권업계가 최고의 호시절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막강한 자본력과 규모의 경제 효과로 대형 증권사들이 더 큰 수혜를 보고 있는 것이 현실. 이런 가운데서도 중소형 증권사들도 몸집을 키우며 틈새 공략을 노리고 있다. 올해는 증시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데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일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 '자본확충' 중소형 증권사들 잇단 등급 상향 낭보  

연초 신용평가사들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한국신용평가는 BNK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상향했고 지난 1일에는 IBK투자증권의 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변경하며 향후 등급 상향 가능성을 높였다. 

이들은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한 공통점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역량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2000억원에 이어 올해 초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 자기자본이 9000억원 수준까지 높아졌다. 

IBK투자증권 역시 올해 2001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자본확충 외에도 기업금융(IB) 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리스크 대비 우수한 자본적정성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이들에 앞서 지난해 신용등급 상향 낭보를 전해 받은 중소형 증권사들도 자본확충에 나서거나 체질 개선에 주력한 것이 효과를 봤다. 교보증권을 필두로 현대차증권, 유안타증권, DB금융투자가 지난해 하반기 등급이 잇따라 상향됐다. 교보증권의 경우 지난해 2000억원 규모의 증자에 나섰고 현대차 증권은 2019년 1000억원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1조원대로 도약한 바 있다.  

◇ 대형사, 작년보다는 불리해진 여건

증권업계는 지난해 1분기 코로나 여파가 무색하게 위탁매매를 중심으로 수익이 껑충 뛰며 연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반면, 상품운용의 경우 소폭 늘었지만 변동성 증가로 쉽지 않았고 IB부문은 코로나로 인한 대면업무 불가가 영업 위축으로 이어지며 자산 가치 감소와 함께 성장성이 크게 둔화됐다.

이런 환경은 위탁매매 증가 영향이 큰 대형 증권사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한 반면, IB 부문을 특화한 강소 증권사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올해 역시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증시 거래가 활발하게 이어지면서 위탁매매 중심의 호실적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대형사들의 경우 올해 들어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부 부담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금융당국은 코로나 사태 당시 대형 증권사들이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한 것을 감안해 외화 유동성 관리 제도를 도입했다.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활발한 대체투자와 관련해서도 리스크 관리를 위한 모범규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같은 규제들은 해외 기초자산에 대한 파생결합상품 발행, 해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해외 대체투자와 연관되면서 향후 해외 익스포저가 큰 대형 증권사들의 신규 투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증권사들의 주 수익원중 하나인 주가연계증권(ELS) 운용도 증시 변동성 심화가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 대형사 규제 따른 반사이익 기대

그러면서 달라진 환경이 중소형 증권사들에게는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규제 관련 자산 익스포저가 크지 않은 데다 증시 유동성 랠리가 주춤해질 경우 타격도 적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증시 과열을 판단하는 지표인 '버핏 지수'가 올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실물경제와 주가지수 간 괴리가 커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버핏 지수는 증시 시가총액을 명목 국내총생산(GDP)로 나눈 비율로 100% 이상이면 고평가된 것으로 본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화자산이 많은 대형 증권사들은 신규 대체투자 이전에 보유한 자산에 대한 관리 강화를 먼저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동산 PF 익스포저 건전성 관리방안 이후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이 익스포저를 줄이면서 중소형사들의 수익은 증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규제 강화로 대형 증권사들의 증시 거래대금 의존도가 높아질 전망으로 유동성 랠리가 끝난 이후에는 위탁매매 의존도가 낮은 중소형사들이 이익 안정성 면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기업평가도 IB부문의 경우 중소형사의 자본력이 보강되고 지난해 업권 전반의 투자 위축으로 위험인수 여력이 확대되면서 수익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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