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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세계 명품백이 470만원!…메타버스에 꽂힌 서학개미

  • 2021.07.14(수) 16:06

[대세는 메타버스①]
서학개미, 미국 메타버스주 집중매수

바야흐로 '메타버스' 시대가 개막했다. 메타버스는 초월(meta)과 현실 세계(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3차원 가상 세계를 말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하면서 메타버스가 자연스럽게 인기를 끄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도 메타버스 투자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수 상위 종목 대부분이 메타버스 관련 기업일 정도다. 최근 미국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ETF)까지 선보이면서 메타버스 투자 열풍에 힘을 더하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메타버스에서 '중고 명품'이 팔린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이달 1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은 '로블록스'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로블록스를 약 123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로블록스는 지난 2004년 설립된 게임 유통플랫폼으로, 게임 이용자들은 로블록스가 구현한 가상 세계에서 대화를 나누고 일과 쇼핑을 하는 등 일상을 즐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로블록스의 하루 활성사용자(DAU)수는 4210만명으로 주로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이 플랫폼에서 소비한 시간만 무려 97억 시간에 달한다.

로블록스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이 가상세계에서 실제 경제활동이 일어나고 있어서다. 게임 내 아이템뿐 아니라 유료게임 입장권 구매 등 로블록스 내 모든 거래는 가상화폐 로벅스(Robux) 등을 통해 이뤄진다. 로벅스는 달러로 환전도 할 수 있다. 

실제 로블록스 내에서는 가상의 중고 명품까지 거래될 정도로 경제활동이 활발하다. 지난 5월 명품 브랜드 구찌가 로블록스에서 한정판으로 내놓은 '구찌 퀸 비 디오니소스' 가방은 처음 판매 당시 475로벅스(약 5.5달러)로 가격이 책정됐다. 하지만 로블록스 내 재판매 열풍이 이어지면서 중고 제품의 판매 가격은 35만로벅스(약 411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에 로블록스의 목표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블룸버그가 로블록스의 최고 목표가를 103달러로 제시한 가운데 지난 13일(현지시간) 기준 로블록스 종가는 84.02달러로 목표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블록스의 사용자는 자신의 아이디어로 콘텐츠 등 가상자산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기도 하고 다른 사용자들과 다양한 사회, 경제, 문화적인 측면에서 교류를 하고 있다"며 "메타버스 플랫폼으로서의 확장성 등이 향후 로블록스 밸류에이션 리레이팅(가치 재평가)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학개미 매수 차트 휩쓴 '메타버스'

로블록스 외에도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투자 인기 순위 내에는 메타버스 관련 종목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집계된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 상위권에는 메타버스 관련 종목만 총 5개다. 1위인 로블록스에 이어 구글(알파벳 클래스 C)의 순매수금액이 1155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페이스북 (983억원, 4위), 아마존 (773억원, 6위), 마이크로소프트 (610억원, 8위)가 순매수 금액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업들은 모두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로 미국의 메타버스 ETF에도 편입된 종목들이다. 

미국 첫 메타버스 ETF도 인기

최근 출시된 미국 메타버스 ETF도 메타버스 투자 열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미국에선 첫 메타버스 ETF인 'Roundhill ball metaverse ETF'가 상장됐다. 이 ETF의 기초지수인 Ball Metaverse Index는 다양한 IT 관련 기술 종목 중 메타버스에 따른 이익 성장이 직간접적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13일 기준 메타버스 ETF에 가장 많이 편입된 주식은 엔비디아(NVIDA)로 8.12%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텐센트(5.54%), 로블록스(4.71%), 마이크로소프트(4.57%), 대만반도체MFG LTD(3.98%), 아마존(3.77%), 패스트리(3.53%), 오토데스크(3.52%), 유니티소프트웨어(3.41%), 퀄컴(3.31%) 등의 순이다.

서학개미들은 메타버스 ETF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상장 후 지난 13일까지 보름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14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수익률 상위 ETF 대부분이 신기술과 관련된 테마형 ETF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테마형 ETF는 주로 전통 산업분류(GICS)로 구분되지 않는 신기술, 산업 관련 종목을 투자하는 상품으로 성장주 강세장에서 자금 유입과 함께 주가 상승 여력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메타버스는 현실과 같은 가상세계를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빅데이터, 디지털트윈, 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의 집합체로 볼 수 있다"며 "메타버스 ETF는 특정 정보기술(IT) 혁신기술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 메타버스를 주축으로 다양한 IT 혁신기술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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