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를 막론한 '메타버스(Metaverse)' 열풍에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하나둘 올라타고 있다.
메타버스 관련 주식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들 주식을 담은 펀드가 연달아 출시되는가 하면 하반기에는 국내 최초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ETF)도 선보일 전망이다.
메타버스 펀드로 '뭉칫돈'
메타버스가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최근 메타버스 펀드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모습이다.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메타버스 펀드를 운용하는 곳은 KB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두 곳이다. 지난 14일 기준 KB운용의 'KB글로벌 메타버스 경제펀드' 순자산총액은 18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펀드 출시 한 달 만에 거둔 성적으로는 탁월하다.
지난달 14일 국내 최초의 메타버스 펀드로 등장한 KB글로벌 메타버스 경제펀드는 국내외 주식시장에 상장된 메타버스 대표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기 등을 제조하는 하드웨어 기업(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과 가상공간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오토데스크, 엔비디아, 유니티소프트웨어), 플랫폼 및 콘텐츠 기업(로블록스, 네이버, 하이브)과 가상세계 인프라 관련 기업(아마존, 퀄컴, 스노우플레이크) 등에 투자한다.
성과도 좋다. 14일 기준 이 펀드의 설정 이후 수익률은 5.14%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18% 오르는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더 돋보이는 성과다.
KB운용에 뒤이어 메타버스 펀드를 내놓은 삼성운용도 자금 몰이에 나서고 있다. 삼성운용의 '삼성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 순자산총액은 124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28일 출시 이후 보름 만에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은 것이다.
KB·삼성 '양강'에 미래·신한·NH 가세
KB운용과 삼성운용이 메타버스 펀드 시장 선점에 나선 가운데 다른 운용사들도 속속 경쟁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가 향후 20년을 주도할 메가트렌드로 꼽히는 만큼 투자자 수요 역시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서학개미가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은 '로블록스'다. 로블록스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메타버스 업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펀드 대신 ETF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첫 메타버스 관련 ETF인 'Roundhill ball metaverse ETF'가 상장된 만큼 국내에서도 메타버스 ETF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현재 출시를 위한 제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신한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도 메타버스 펀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NH-아문디운용의 경우에는 현재 운용 중인 '글로벌혁신기업펀드'의 투자 테마 중 하나로 메타버스가 포함돼 있어 당장 메타버스 펀드를 내놓기보다는 기존 펀드에 주력하면서 향후 별도 펀드 출시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이제 메타버스는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시대 흐름이 됐다"며 "앞으로 운용사들의 메타버스 펀드 출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