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상용화 2년째인 5세대(5G) 통신 서비스를 놓고 품질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5G 기술 실태를 살펴보고 잘못 알려진 점과 개선할 점을 짚어본다. 5G 현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앞으로 나올 혁신 서비스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지 전망해본다. [편집자]
지난 3월 순천향대학교 신입생 입학식은 다소 특별하게 열렸다. 본교 대운동장을 그대로 사이버 공간에 옮겨놓고 세계 최초 버추얼(virtual) 방식으로 개최했다.
약 2500명의 새내기들은 '과잠(대학 단과대학별 점퍼)'을 장착한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입장하고, 총장 환영사와 신입생 대표 입학선서를 경청했다. 또 교수와 동기, 선배들과 인사도 나눴다.
순천향대 입학식에는 요즘 '핫(Hot)'한 메타버스(Meta+verse) 기술이 활용됐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결합시킨 이른바 혼합현실(MR)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및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메타버스로 통칭되는 혼합현실 시장은 4G LTE 시대까지 정보통신(IT)이나 게임 업계에서 일부 사용됐을 뿐 일반화 기틀을 마련하지 못했다. 하지만 5G가 상용화하면서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요즘 뜨는 메타버스, 5G 달고 날개
우리나라가 2019년 상용화한 5G가 올해로 서비스 2주년을 맞이했으나 아직 일반인들이 피부로 느낄 정도로 5G가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사실 일상에서 5G가 더디게 적용되는것 같으나 메타버스를 비롯한 영상과 클라우드, AI 분야에 접목돼 의외로 많은 분야에서 소비되고 있다.
순천향대 입학식만 해도 5G에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서비스인 '버추얼 밋업(Virtual Meetup)'이 접목됐다. 버추얼 밋업은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 공간에 최대 120명까지 동시 접속해 대형 회의의 공연 등의 모임을 갖는 소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다.
SK텔레콤은 버추얼 밋업을 자사 채용 설명회에 도입하는 등 서비스 영역을 확대 중이다. 지난 4월 열린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에는 총 600여명의 취준생이 참여했다.
이틀에 걸쳐 온라인 공간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구직자들과 SK텔레콤 실무자들은 아바타 형태로 참여해 정보를 교환했다. 실제 오프라인 설명회와 같이, 미리 제작해 업로드한 PDF 파일 발표가 이뤄졌고 아바타는 감정을 표현하거나 손을 흔들고 박수치는 등 리액션도 나타냈다.
비록 가상에서 열렸으나 시간 및 공간적 제약으로 지역별 설명회를 찾을 수 없었던 취업 준비생들이 참석할 수 있었고, 방역 문제를 걱정할 필요없어 심리적 부담감을 낮췄다는 평가다.
통신사 메타버스 주도권 경쟁, 성장성 높아
KT와 LG유플러스도 메타버스 서비스를 일상의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KT는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용산구 관내 어린이집 등에서 메타버스 운동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어린이들의 체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굳이 가상현실 기기나 증강현실 안경을 착용하지 않더라도 반응형 기술 및 동작 인식이 가능한 센서를 연동, 어린이들이 실감나고 재미있게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KT는 코로나로 인해 야구장 관중이 30%로 제한된 상황에서 팬들이 시·공간 제약 없이 선수들과 가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메타버스 라운지를 만들기도 했다. 여기에서 팬들은 KT 위즈 홈경기 시 선수들이 직접 참여하는 라이브 팬미팅에 참여할 수 있다.
KT는 메타버스 생태계 확대를 위해 관련 기업들과 '메타버스 원팀'을 결성하기도 했다. KT를 비롯해 딜루션과 버넥트, 코아소프트, 위지윅스튜디오, 스마일게이트스토브 등 9개 기업과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가 참여 중이다. 이들은 참여 기업을 지속적으로 늘려가면서 생태계 확대 및 기술 발전에 힘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풍부한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IT 기업이 참여하는 세계 첫 5G 콘텐츠 연합체 'XR 얼라이언스'의 의장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AR·VR 협업 플랫폼 개발 기업 스페이셜과 함께 가상회의 솔루션을 개발했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메타버스 기반의 아이돌 온라인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공개한 아이돌 그룹 '엑소'의 전시관은 단순 VR 영상 시청을 넘어 가상현실 속에서 원하는 공간으로 이동이 가능한 메타버스 개념을 접목했다.
통신사들이 앞다퉈 5G를 메타버스에 적용, 서비스 경쟁에 나서는 것은 관련 시장 성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메타버스 경제의 시장규모는 오는 2025년에 지금보다 6배 이상인 270억달러(약 31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VR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사용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소셜 기능을 가미한 버추얼 밋업 서비스가 더 각광을 받을 것이고 미래 콘텐츠의 발전을 이끌어 갈 것으로 생각해 메타버스 중심의 사업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