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이 유상증자를 하겠다는 공시를 발표했어요.
▷관련공시: 에어부산 7월 15일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결정)
코로나19로 항공업계의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지난해부터 많은 항공사들이 어려워진 경영상황을 타개하려 유상증자, 감자 등 회사 재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공시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어요. 에어부산은 지난해 9월에 이어 이번이 2번째 유상증자라는 점.
이번 공시줍줍은 에어부산 유상증자 공시를 차근차근 살펴보는 시간이에요.
1억주 신주 발행하는 에어부산
에어부산은 신주 1억1185만주를 찍어내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했어요.
신주발행 규모는 기존 발행주식(8207만주) 대비 136.3% 수준. 발행주식수를 훨씬 초과하는 어마어마한 수량이에요. 1주당 발행가격(예정)은 2235원. 총 증자 규모는 2499억8475만원(2235원×1억1185만주). 에어부산은 이번 유상증자로 약 2500억원을 확보할 예정.
자금조달 목적은 에어부산이 이번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항목. 에어부산에 투자예정이라면 반드시 확인해야 해요. 에어부산은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약 2500억원을 운영자금에 1463억원, 채무상환자금에 1036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주요사항보고서와 함께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자금 사용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와요. 윤운영자금에서 1307억원은 항공기 정비료에 나머지 156억원은 인건비에 사용할 예정. 채무상환자금 1036억원은 항공기 리스료에 쓸 계획이에요. 코로나19로 경영상황이 어려운 만큼 미래투자보단 현재의 재무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자금이 사용된다는 점.
에어부산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으로 결손금이 커지면서 올해 1분기말 기준으로 자본잠식률 34.4%를 기록한 상황. 단기간내 경영 정상화를 기대할 수 없는 분위기에서 유상증자는 예고된 수순이라고 할 수 있어요.
8월 13일까지 주식사야 참여 가능
투자자가 눈여겨봐야 할 점은 신주배정기준일(8월 18일). 유상증자 신주를 인수할 권리(신주인수권)를 확정하는 날이죠. 다만 우리나라의 주식결제 시스템(매수 후 이틀 후 주식입고)을 고려하면 신주배정기준일 이틀 전까지 에어부산 주식을 보유해야 신주인수권을 확보할 수 있어요. 예정대로라면 8월 16일이 신주배정기준일 이틀 전. 다만 올해는 8월 15일 광복절이 일요일이라 다음날인 8월 16일도 주식시장이 문을 닫는 대체공휴일. 따라서 8월 13일까지 에어부산 주식을 매수해야 해요.
신주배정기준일 하루 전인 8월 17일은 신주인수권이 주어지지 않는 대신 주가를 인위적으로 내려서 거래를 시작해요. 이를 유상증자 권리락이라고 해요.
만약 신주배정기준일에 주식을 보유해 신주인수권을 가지고 있더라도 유상증자에는 참여하고 싶지 않다면 9월 3일부터 9월 9일까지 5영업일 동안 신주인수권을 다른 투자자에게 팔 수 있어요. 반대로 신주배정기준일에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아 증자 참여 권리가 없는 사람은 이 기간에 신주인수권을 매입하면 증자에 참여할 수 있어요.
신주인수권을 보유한 투자자는 9월 17일과 23일 이틀 동안 돈을 내고 청약을 해야만 신주를 확보해요. 이때 주의할 점은 공시에 적힌 납입일(9월 30일)이 아닌 청약일에 신주대금을 내야 한다는 점.
납입일은 신주인수대금을 내는 날짜가 아니라, 이번 유상증자를 도와주는 한국투자증권·BNK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이 신주대금을 모아서 에어부산에 전달하는 날짜이기 때문에 투자자와는 크게 관련 없는 날짜예요.
몇 주나 받을까
투자자 입장에선 유상증자 청약해서 몇 주나 받을 수 있을지도 중요하죠. 에어부산은 1주당 1.296주를 배정할 예정. 만약 에어부산 주식 100주를 보유한 투자자라면 129주(100주×1.296=129.6주이지만 1주 미만은 버림)를 인수할 권리가 있어요. 참고로 유상증자 청약은 모든 증권사에서 가능해요.
다만 신주인수권증서 1주당 0.2주씩 더 청약할 수 있는 초과청약도 있어요. 따라서 100주를 보유한 투자자가 초과청약까지 한다면 총 154주를 청약할 수 있어요.
신주인수권 129주 + 초과청약 25주(129주×0.2=25.8주이지만 1주 미만은 버림)
신주인수권 129주에 해당하는 주식은 청약하면 모두 받아요. 그러나 초과청약 25주는 경쟁률이 높으면 신청수량을 모두 배정받지 못할 수 있어요. 이때 미배정금액은 납입일(9월 30일)에 돌려받아요.
참고로 신주배정주식(초과청약 포함)을 보면 '1주 미만은 버린다'고 했는데요. 이렇게 버려진 주식들을 차곡차곡 모아 나중에 실권주로 판매해요. 실권주 청약은 9월 27일과 28일 이틀간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해요. 다만 실권주 청약은 모든 증권사가 아닌 이번 유상증자를 주관하는 한국투자증권·BNK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에서만 청약 가능하다는 점!
에어부산 유상증자 이모저모
① 청약 주관사 4곳의 의미
이번 에어부산 유상증자 청약을 돕는 증권사는 총 네 곳이에요. 한국투자증권·BNK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 앞서 에어부산이 지난해 9월 진행한 유상증자는 주관회사가 KB증권·BNK투자증권 2곳이었어요.
유상증자 청약을 돕는 주관사들은 청약 후 남은 실권주(기존 주주배정 후 나온 실권주에 대해 일반공모 청약을 마치고도 남은 수량)를 인수, 즉 증권사가 잔액인수를 하는데요. 이건 공모주 청약 때도 마찬가지. 주관사가 많다는 건 그만큼 실권주 인수에 대한 위험부담을 분산시켰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② 대주주 아시아나항공의 참여
에어부산의 최대주주는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지분 41.15%를 가지고 있어요. 당연히 이번 유상증자에는 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이 참여해요. 같은 날 에어부산이 제출한 특수관계인의 유상증자 참여라는 제목의 공시를 보면 아시아나항공이 약 980억원의 자금을 출자한다고 적혀있어요.
▷관련공시: 에어부산 7월 15일 특수관계인의 유상증자 참여
앞서 이번 유상증자로 에어부산은 약 2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했는데요. 자금의 약 40%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확보하는 것이죠. 아시아나항공이 유상증자 배정비율(1.296주)에 맞춰 신주를 받으면 지분율은 기존 41.15%에서 39.99%로 다소 줄어요.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초과청약(0.2주)까지 할 예정. 만약 아시아나항공이 초과청약에 성공하면 875만여주를 추가로 확보해 증자 후 지분율은 44.5%로 지금보다 늘어나요.
참고로 에어부산은 지난 6월 아시아나항공을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발행했어요.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연이어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죠.
③ 경영진 교체 등 회사 개선
에어부산은 이번 상당규모(1억1185만주)의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같은 날 기타경영사항(자율공시)이라는 제목의 공시를 공개했어요.
▷관련공시: 에어부산 7월 15일 기타경영사항(자율공시)
공시를 보면 경영투명성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아시다시피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이 최대주주이고,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요 계열사였죠.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에서 수천억대 배임·횡령 문제를 일으켰어요.
에어부산은 이러한 과거 경영진 문제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까지 받았고, 최근 심사 결과 상장유지 결정이 내려지자마자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어요.
경영진 문제로 가슴을 쓸어내린 직후 주주들에게 대규모 자금 수혈(유상증자)을 요청한 만큼 다른 유상증자와 달리 경영 개선 방안까지 제시하며 설득에 나선 것으로 보여요. 에어부산은 대표이사, 재무담당임원 등 경영진 교체 및 이사회 규정 신설을 통해 자금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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