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브랜드 MLB, 디스커버리, 화장품브랜드 바닐라코 등을 운영하는 F&F(에프앤에프). 지난해 11월 투자사업을 하는 지주회사 F&F홀딩스와 패션사업을 하는 F&F로 나누는 인적분할을 진행했었죠.
쪼개진 두 회사는 지난 5월 각각 다른 회사로 주식시장에 상장했는데요. F&F홀딩스는 변경상장, F&F는 재상장을 했어요. 이후 F&F홀딩스와 F&F는 각각 공시 하나를 발표했어요.
▷관련공시: F&F홀딩스 6월 25일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결정)
하나는 유상증자를 한다는 내용. 또 하나는 공개매수에 대한 내용이에요. 이후 두 기업은 7월 23일 내용을 일부 정정한 공시를 올렸어요. 이 두 공시는 지난해 F&F가 인적분할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언젠가는 나올 공시였는데요. 지난해 11월 27일자 '[공시줍줍]F&F 분할에 대한 모든 것!' 기사에서도 F&F가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요. 그럼 지금부터 공시내용 분석 들어갈게요~
F&F홀딩스, 지주회사가 되려면
과거의 F&F는 기업분할을 거쳐 투자사업을 하는 F&F홀딩스와 패션사업을 하는 F&F로 쪼개졌어요. 이때 사용한 기업분할방식은 인적분할. 인적분할은 회사 재산을 쪼개면서 주주들의 주식도 함께 쪼개는 방식. 지주회사로 바꾸려는 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죠.
지주회사란 기업의 우두머리. 다른 회사의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각 회사들의 사업 활동을 지배하는 것이 지주회사의 역할이에요. 과거의 F&F가 F&F홀딩스와 F&F로 쪼개진 것도 F&F홀딩스를 지주회사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었어요.
하지만 지주회사가 되려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8조의 2에 따라 자회사 지분요건을 충족해야 해요. 자회사가 상장회사이면 20%, 비상장사면 40%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죠. 현재 F&F홀딩스의 F&F 지분율은 0.52%. 공정거래법 기준을 충족하려면 턱 없이 부족한 상황.
따라서 F&F홀딩스는 어떻게든 F&F 주식을 20% 이상 확보해야 해요.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공개매수.
*참고로 지난해 12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은 상장회사 30%, 비상장사 50%로 더 높아졌어요. 다만 개정안의 시행이 올해 말부터여서 F&F홀딩스와 F&F에는 해당하지 않아요.
F&F 주식 넘기고 F&F홀딩스 주식 받고
F&F홀딩스는 F&F 주식을 공개적으로 사들여서 지주회사 요건을 맞추기로 했는데요. 공개매수 예정 수량을 302만4819주로 발표했어요. 이 수량을 모두 사들이면 F&F홀딩스는 F&F 지분 39.5%를 확보하면서, 기존에 보유한 0.52%를 더해 최종적으로 40% 지분을 보유해요.(=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 너끈히 충족)
F&F홀딩스는 F&F 주식 1주당 52만6957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29일 기준 F&F의 종가는 60만1000원으로 공개매수가격보다 7만4043원 더 비싸죠. 당연히 차익을 노리는 주주라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고 시장에서 주식을 거래하는 것이 더 이득! 다만 공개매수에 응하려는 주주들이 있을 수도 있어요. 공개매수에 응하면 F&F홀딩스 주식을 받을 수 있거든요.
기업이 공개매수를 할 때 주식을 사들인 대가로 현금(현금공개매수), 주식(교환공개매수), 현금과 주식을 함께 주는 방식(혼합공개매수)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F&F는 주식을 주는 교환공개매수를 선택. 따라서 공개매수에 응하는 F&F 주주는 F&F홀딩스 주식을 받아요. 이때는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서 줘야하기 때문에 F&F홀딩스가 유상증자 공시를 같이 발표한 것이죠. 또한 신주 대금을 현금이 아닌 현물(F&F 주식)으로 주고받기 때문에 현물출자 유상증자라고 해요.
따라서 지금은 F&F 주가보다 공개매수가격이 낮더라도 장기적으로 F&F홀딩스 주식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주주라면 공개매수에 응할 수도 있겠죠. 이 때 중요한 건 교환비율.
F&F홀딩스가 발행할 신주 가격은 1주당 3만8633원. 이 주식과 교환할 F&F 공개매수가격은 52만6957원. 따라서 주식교환비율은 1:13.64주가 나와요. 즉 F&F 주식 1주당 F&F홀딩스 신주 13.64주를 받는 것이죠.
가령 F&F 주식 100주를 공개매수에 응하면 F&F홀딩스 주식 1364주를 받아요. 만약 1주 미만의 단수주가 나오면 현금으로 돌려받아요.
공개매수, 누가참여할까
F&F홀딩스가 제시한 F&F 1주당 공개매수 가격(52만6957원)은 시장거래가격(주가)보다 낮기 때문에 당장 시세차익을 원하는 F&F 주주는 굳이 공개매수에 참여할 이유가 없어요.
반면 당장의 시세차익보다는 F&F홀딩스 주식을 더 많이 가지길 원하는 주주는 공개매수에 응할 수도 있죠.
그럼 누가 공개매수에 참여할까요. 바로 F&F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들이에요. F&F의 최대주주는 김창수 회장(지분율 45%)이고, 김 회장의 친인척 등 특수관계자들도 13.82%를 가지고 있어요.
어차피 F&F홀딩스가 지주회사가 되면서 F&F 지분을 20% 이상을 보유하면 김 회장 등 최대주주 측은 홀딩스를 통해 F&F를 지배할 수 있죠. 따라서 김 회장 등은 굳이 F&F 주식을 보유할 필요 없이 장기적으로는 F&F홀딩스 주식만 가져도 경영권 확보에 문제가 없어요.
특히 이번 공개매수에 참여하면 F&F홀딩스 주식을 받는 대가로 현금이 아닌 F&F주식을 지불하기 때문에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F&F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형태를 갖출 수 있어요. 따라서 최대주주 등 관계자들이 F&F 공개매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요.
F&F홀딩스가 공개매수하겠다고 선언한 F&F 주식 물량은 302만4819주. 반면 김 회장 등 최대주주 측이 F&F 주식은 450만6530주. 따라서 최대주주 관계자들이 지분 전량을 공개매수 신청해서 F&F홀딩스 주식으로 모두 바꿀 수는 없어요. 공개매수 예정수량보다 청약수량이 더 많을 경우 안분배정(청약주식수에 비례해 배정)하기 때문.
정확한 공개매수 참여수량은 청약이 모두 끝난 뒤 알 수 있어요. 어찌됐든 김 회장 등 최대주주 측이 공개매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건 팩트. 결국 공개매수와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모두 끝나면 김창수 회장과 특수관계자들의 F&F그룹에 대한 지배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요.
현재 김창수 회장의 F&F홀딩스 지분율은 45.01%. 김창수 회장의 친인척들이 13.81%를 보유하고 있어요. 정확한 공개매수 참여 수량은 알 수 없지만 상당부분이 F&F홀딩스 주식으로 바뀔 것이고 따라서 김창수 회장 등 관계자들의 F&F홀딩스 지분율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여요.
동시에 F&F홀딩스의 F&F 지분율도 20%이상이 될 예정. 따라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그룹 전반에 대한 김창수 회장 등 관계자들의 지배력은 더욱 확고해지겠죠.
F&F 일반주주들을 위한 포인트
주가보다 매수 가격이 낮지만 그래도 F&F공개매수에 참여해보고 싶다하는 일반주주들은 대신증권에서 참여 가능해요. 대신증권 오프라인 지점에서만 공개매수 업무를 처리한다는 점. 인터넷, 모바일 NO.
공개매수 청약일은 7월 27일부터 8월 15일까지. 이 기간 동안 대신증권에 청약의사를 밝히고 공개매수설명서(공개매수의 목적 등이 담긴 서류)를 교부받은 뒤 공개매수청약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돼요.
다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공개매수 예정수량보다 청약수량이 더 많을 경우 청약한 수량에 비례해 배정하기 때문에 내가 청약한 주식이 공개매수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 참고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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