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없는 주식투자 열풍으로 투자 저변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주식에 입문하는 연령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주식투자에 눈 뜬 부모들이 자녀들을 위한 자산 증식 수단으로 주식을 활용하면서 이른바 '조기 투자 붐'이 불고 있는 것이다.
KB증권은 28일 자사 미성년고객의 증권투자 현황과 특징에 대한 분석 결과를 내놨다. 2019년 1월부터 올 6월 말까지 KB증권 위탁계좌를 보유한 전체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미성년고객과 성인고객의 특징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2019년 말 3만9000명 수준이었던 미성년고객 수는 올 6월 말 12만5000명으로 21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개인고객 수가 411만명에서 약 571만명으로 39%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
KB증권은 "증시 호황에 따른 금융투자고객의 저변 확대 추세 속에서 주식이 본인의 투자뿐만 아니라 자녀에 대한 자산 증대수단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실제 미성년고객의 경우 증여세 부과 기준인 2000만원 미만 범위 내에서 투자하는 비중이 92%로 성인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자산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올 6월 말 개인고객 자산은 82조2000억원으로 2019년 1월 대비 94%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미성년고객의 자산은 6100억원으로 2019년 1월과 비교해 225%나 불어났다.
미성년고객의 자산 중 직접투자 자산 비중은 2019년 1월에만 해도 68%로 성인고객의 78% 대비 낮았으나 올 6월 말 87%로 높아지면서 성인고객 비중 87.1%와 거의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해외 주식 자산 비중으로, 미성년고객의 해외주식 자산 비중은 10.7%로 성인고객의 4.1%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이에 따라 미성년고객은 애플과 테슬라, 월트디즈니, 마이크로소프트 등 널리 알려진 해외 기업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이 성인고객보다 높게 나타났다. 국내 주식에 있어선 삼성전자와 카카오, 현대차 등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비슷했다.
KB증권 관계자는 "미성년자의 증권 계좌 개설은 주식시장의 큰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는 미성년자 계좌의 주식투자가 단순히 자녀에 대한 자산 증여 수단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대한민국 금융시장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