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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ELW 발행…어떻게 봐야 할까

  • 2022.02.10(목) 13:23

한국투자증권 등 연초 발행건수 1000건 육박
고위험·고수익 상품…수요확대 여부 주목

고강도 규제로 고사 위기에 처했던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에 변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주식투자 대중화로 '동학개미'들이 다양한 상품군에 눈을 뜬 가운데 최근 증시 급락으로 레버리지 효과가 있는 ELW의 특징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 위주로 올들어서만 공모건수가 1000건에 육박하는 등 발행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비즈니스워치

한투·미래·KB증권 등 대형사 선도…지수·개별종목 추종 '다양화'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증권사들이 공모한 ELW는 945건으로 최근 3년간 같은 기간 발행건수 평균(727건)보다 30%가량 확대됐다. 

대형 증권사들이 ELW 상장을 선도하고 있다. 먼저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0일 ELW 313건을 새로 공모했다.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형 ELW 174건을 비롯해 삼성전기, 한화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이 기초자산인 종목형 ELW 139건 등이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달 21일 310건의 ELW를 신규 상장했다. 코스피200이 기초자산인 지수형 콜 45건과 풋 52건, 종목형 콜 197건 및 풋 16건 등이다. 종목형 ELW는 삼성전자, 네이버(NAVER), 현대모비스, 엔씨소프트, 한국전력, 아모레퍼시픽 등 추종 종목을 38개로 다양화했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 중 ELW를 가장 많이 상장한 KB증권은 올해 들어 222건을 새로 발행했다. 지수형은 코스피200을, 종목형은 삼성전자, 포스코(POSCO), 하나금융지주 등 추종 종목이 36개다. 

같은 기간 100건을 공모한 신한금융투자는 지수형없이 종목형으로만 라인업을 짰다. 각각이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LG전자, KB금융지주 등 17개 종목을 따라간다. 

적은 금액으로 '권리' 매매…레버리지 극대화

ELW는 옵션처럼 특정 대상물을 사전에 정한 행사 가격에 매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증권이다. 현물이 아닌 '권리'를 사고파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 주식을 직접 사지 않고도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1주에 100만원인 종목에 투자하려면 실제 100만원을 내고 매수해야 하지만, '권리'인 ELW를 사들이는 데에는 그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 든다. 같은 금액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키고,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 추종 지수나 종목이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면 권리를 행사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투자금액 전부를 잃을 수 있어서다. 만기일에 가까워질수록 가치가 떨어지고, 주식과 같은 배당소득 또한 없어 거래 손익에만 의존해야 한다는 점도 상대적인 단점이다. 

국내에서는 ELW가 2005년 도입돼 3년만에 홍콩에 이은 세계 2위 시장으로 성장한 바 있다. 그러나 2011년 일부 증권사의 ELW 스캘퍼(초단타매매자) 특혜 논란으로 금융당국이 1500만원의 예탁금을 설정하고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의 호가 제출 등 규제를 강화하며 시장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다만 올해는 연초 급락장 파도에 레버리지 투자상품에 대한 수요가 매우 커졌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대거 유입된 '동학개미'들이 금융투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보다 다양한 상품군을 원하고 있어 ELW 시장에 기회란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눈에 띄게 거래규모가 커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킬 수 있는 데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상품 이해도도 높아져 니즈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 다른 관계자도 "'큰 손' 개인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파생이나 옵션뿐만 아니라 ELW 상품에 대한 문의도 늘어났다"며 "라인업 확대 차원에서 추종 종목이나 지수도 계속 다양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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